엔화 폭등에, 호텔 '웃고' 구매대행 '울고'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8.12.05 15:38

1600원 돌파… 1년새 90%이상 올라

원/엔 환율이 1600원을 돌파하면서 관련 업계에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5일 원/엔 환율이 836.85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1년 만에 무려 91% 폭락한 셈이다.

엔화 구매력이 이처럼 배 가까이 높아지면서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호텔과 백화점들은 일본손님 맞이에 '즐거운 비명'이다.

▲5일 오후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외환딜링 룸에서 원/엔 환율이 1598.40원을 기록되고 있다. [사진=송희진 기자]


호텔들은 국내 여행객의 해외 여행이 줄면서 내국인과 외국인 손님이 모두 증가해 불황의 한파를 그나마 견뎌내고 있다.

국내 여행업계도 일본 대신 국내 여행으로 돌아선 소비자를 잡기 위해 마케팅을 한층 강화하는 추세다.

반면 일본 제품 구매대행 사이트는 지난해와 올 상반기 호조를 보이다가, 하반기 들어 매출 성장률이 급격히 꺾였다.

◇ 日 구매 대행 쇼핑몰 '울상'

롯데닷컴의 '도쿄홀릭'은 올 상반기 매출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가 하반기 들어 증가세가 확 꺾였다. 지난해 10월 오픈할 당시만 해도 원/엔 환율이 790원대로 분위기가 좋았지만 엔화 가치가 100% 이상 높아지자 상황이 역전된 것.

롯데닷컴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매 달마다 매출 증가율이 전달 대비 20%에 달했지만 8월 이후 5~7%대로 둔화되더니 11월 매출은 10월과 동일해 증가세가 멈췄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비드바이코리아, 도쿄홀릭 등 일본 제품의 구매대행을 해 주는 전문 쇼핑몰들이 있다. 이런 사이트를 찾는 고객들은 '매니아'적인 성향이 강하지만 원화 가치가 100% 가까이 폭락하면서 방문자도 주춤해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명동 주변 특급 호텔들 희색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동 일대 호텔 객실 예약률은 지난해 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일본인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는 데다 원화 가치 급락으로 해외 여행을 포기한 국내 고객까지 겹쳐 불황이 무색할 정도로 객실 예약 상황이 좋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객실 예약이 작년 보다 10~15% 정도 증가했다"면서 "크리스마스 다음날이 금요일이어서 휴가를 내고 호텔 패키지를 이용하려는 수요도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랜드하얏트호텔 관계자도 "올 여름에 고유가로 해외 여행을 못 가고 호텔 이용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처럼 연말 시즌에도 패키지 이용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신라호텔 역시 일본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객실 예약률이 작년보다 높아졌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11월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이 작년보다 10%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여행업계도 수혜

경기 불황으로 해외 여행객이 급격히 줄면서 제주도는 관광지로서의 옛 명성을 되찾았다.

인터파크의 여행사이트 인터파크투어(www.interparktour.com)는 올해 1월~11월 동안 국내숙박 및 여행 패키지상품의 매출이 전년대비 270%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특히 지난달 제주도여행 패키지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했고, 제주도 항공권 판매도 219% 급증했다.

온라인쇼핑몰들도 제주도 등 국내 여행 기획 상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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