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러시아 개인투자자인 사마트 길메티노프는 엠텍비젼을 장내에서 43만2364주(5.75%) 매수, 주요주주로 등극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한국계 러시아인인 김추신씨도 44만7142주(5.95%)를 장내에서 매입, 눈길을 끌었다.
잇단 러시아인들의 등장에 엠텍비젼 주가도 출렁거렸다. 1일부터 5일까지 5거래일 중 하루를 제외하고 장중 등락률이 10%를 넘었다. 러시아 큰 손들이 샀으니 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주가를 흔들었다.
두 사람의 한국내 대리인이 동일인이란 점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부추긴 요소다. 두 사람의 지분을 합치면 11.70%나 된다. 최대주주인 이성민 대표측 지분율 20.27%과 차이는 있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지분이다.
두 사람의 투자 목적은 분명치 않다. 금감원에 보고한 매입 사유에는 '장내매수'로만 나와 있다. 두 사람의 대리인인 우리투자증권의 오 모 과장도 "투자자측에서 어떤 정보도 공개하길 싫어한다"며 고객에 대한 정보 공개를 거부했다.
일반 투자자들에겐 기대감을 안겨주고 등장했지만 막상 이들은 엠텍비젼 투자로 적지 않은 손실을 봤다. 11월25일자로 5%를 넘었다고 신고한 김씨의 매입단가는 7840원, 12월1일자로 5%를 넘긴 길메티노프씨의 매입단가는 7438원이다.
최근 엠텍비젼의 주가 흐름을 감안할 때 이들의 투자는 적어도 8월 이전부터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엠텍비젼은 6월까지 1만원대에서 거래되다 7월에 8000~9000원대로 떨어지고 8월 하순엔 5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최근 두 사람의 추가매입 등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매입단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5일 종가는 4170원.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김씨는 16억여원, 길메티노프씨는 14억여원의 평가손실을 입고 있는 셈이다. 손실율은 김씨가 46%, 길메티노프씨가 43%에 달한다.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이 키코 복병을 만나 손실을 본 후 추가 '물타기'를 하다 오히려 손실을 확대됐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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