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1600원 돌파 '사상최고'

머니투데이 박상주 기자 | 2008.12.05 14:15

1년물 엔 차입기업 상환부담 배로

원/엔 재정환율이 1600원을 돌파했다. 1년 전 원/엔 재정환율이 800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1년 만기로 엔화를 차입한 기업들의 상환 부담이 배로 늘어난 것이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80원 선, 같은 시각 동경외환시장에서 엔/달러가 92엔 선에서 거래되면서 100엔당 원화 비율이 1608.69원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 약세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엔화가 강세를 보인 반면 원화는 약세를 보이면서 원/엔 환율이 크게 급등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10월 22일부터 99.04엔을 기록하면서 100엔대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가 이날 1490원대를 위협하며 상승세를 보이자 원/엔 재정환율이 1600원 선을 돌파한 것이다.

이에 따라 1년 전인 2007년 12월 기준으로 1년 만기로 엔화를 차입한 기업들은 배가량 많은 원화를 들여 차입금을 상환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엔화 차입에 대한 이자지급액도 원화로 계산하면 배 이상 올라 엔화 차입 기업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기업과 수출 경쟁을 하는 기업들에게는 호재다. 그러나 글로벌 소비부진으로 기대하는 만큼의 효과를 거둘 지는 미지수다.

원/엔 재정환율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 12월 24일 1512.55원까지 급등한 이후 하락세를 유지해왔다. 2007년 7월 9일에 746.15원을 저점으로 다시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신청 이후 급등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엔/달러 90엔 이하, 원/달러 1500원 이상 정도의 수준으로 재정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며 "만약 지금이 원/엔 재정환율의 고점이라고 생각한다면 엔화 차입의 적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역사적으로 보면 1995년에 엔/달러 80엔에서, 그리고 2004년 100엔대에서 일본중앙은행이 환율 방어에 나선 적이 있다"며 "일본도 수출이 중요하기 때문에 엔/달러가 80엔 선까지 가면 개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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