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M&A 잇딴 무산..연기

오동희 기자, 김병근 기자 | 2008.12.04 19:33

LG이노텍-마이크론 합병 무산..삼성전자 철회, 삼성전기 연기

극심한 경기침체 우려가 기업 인수합병(M&A) 시장까지 얼어붙게 하고 있다.

통상 경기침체 시기에는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가 활발히 이루어지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침체의 우려는 이 시장마저 동면에 들어가게 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의 종합부품회사 설립 목적으로 추진됐던 LG이노텍LG마이크론의 합병이 과도한 매수청구권 행사로 사실상 무산됐다. LG이노텍은 5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이같은 결정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과도한 매수청구대금 지불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 2일에는 삼성전기가 중국 인쇄회로기판(PCB) 업체인 유니캡 일렉트로닉스 인더스트리얼 지분 95% 인수 계획을 2개월 미뤘다. 당초 11월말까지 지분을 인수키로 했으나, 이를 내년 1월 31일로 연기한 것.

삼성전기 측은 "유니캡 인수가 연기된 것은 중국정부의 환경승인이 지연됨에 따라 최종 인수금액 산정을 위한 재무실사 일정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중국 시장 자체가 위축되는 등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번 M&A 협상의 미래도 장담하기 힘들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부터 세계 최대 메모리카드업체인 미국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했었다. 협상초기에는 샌디스크 이사회가 높은 인수가격을 제안한데 따라 협상이 지연됐으나,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로 기업가치가 급격이 나빠지면서 지난 10월 삼성전자는 전격적으로 인수 제안을 철회했다.

LG전자도 외국기업과의 합작사 설립을 중단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 9월 독일 코너지(Conergy) 그룹과 태양전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지난달 합작사 설립 논의를 중단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강도가 기업들이 어느 정도 견딜만한 상황일 때는 활발한 M&A를 통한 산업재편이 가능했으나 현 시점은 그 강도가 이를 넘어서는 수준이 되면서 M&A 자체가 위축되는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상황은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기업의 최고전략이라는 인식이 기업전반에 퍼져 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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