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마이크론 연내 합병 사실상 무산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 2008.12.04 18:52

(상보)주식매수청구 금액 2000억원 육박… "상황 좋아지면 다시 추진"

LG이노텍LG마이크론의 연내 합병이 사실상 무산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 위기가 확산되면서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 매수를 청구한 규모가 합병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규모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향후 경제 사정이 좋아질 경우 합병을 다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4일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합병을 취소할 수 있는 500억원을 크게 넘어섰다"며 "이번 합병이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말해 연내 합병이 사실상 물 건너갔음을 시사했다. 업계는 이번 매수청구권 규모가 2000억원에 육박해 LG이노텍의 자금운용 범위를 넘어섬에 따라 LG이노텍이 합병을 철회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이에 따라 5일 오전 10시 30분에 긴급 이사회를 열고, 매수청구권의 과도한 부담에 따른 합병 연기를 결의할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과 마이크론은 당초 12월 31일까지 모든 합병 절차를 마무리 짓고 내년 1월 1일자로 합병할 계획이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고 금융 리스크가 커진 여파로 기관투자자 등으로부터 주식 매수 청구가 많이 들어왔다"며 "최종 결정은 내일 이사회에서 결정하겠지만 합병이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합병하면 플러스보다 마이너스 요인이 많고 주주 가치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다른 기업들도 다들 M&A를 미루거나 취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유동성이 완화되고 (여건이) 좋아지면 다시 M&A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여파로 연내 합병은 물 건너갔지만 유동성이 완화되는 등 경기가 좋아지면 언제든 다시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앞서 이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용선 상무도 3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최대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가 들어와 우리 사업에 영향을 줄 정도로 유동성이 아주 경색된다면 합병 일정에 변동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주식매수청구가 들어온 만큼 회사가 주주들에게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예기치 않은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이번 합병이 어려워졌지만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의 합병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양사를 묶어 삼성전기와 같은 종합전자부품 업체로 키우려던 LG그룹의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다. 또 그동안 양사간의 합병을 통해 얻으려고 했던 시너지 효과가 당분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이번 합병이 연기되더라도 R&D 부문 등은 함께 진행하고 있어 합병지연에 따른 부담은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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