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와이브로에 무게를 싣는 정부 통신정책에 '직격탄'을 날렸다. 와이브로 수출 드라이브에 정부가 힘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게다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LG전자 생산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직접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 위원장이 4일 오전 LG전자 평택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LG전자측은 차세대 이동통신에 관련된 프리젠테이션을 하면서 "와이브로나 와이맥스는 LTE 계열보다 차세대이동통신망에서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 와이브로 기술은 사장되는 것이냐"는 최 위원장의 질문에 LG전자측은 "틈새시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LG전자측은 "지난날 유럽방식(GSM)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아 손해본 것을 경험삼아 LTE 기술에 대해서는 같은 노선을 밟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LTE 기술 개발에 따른 정부차원의 아낌없는 지지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과 출입기자들까지 배석한 자리에서 LG전자가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 위원장이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 와이브로 장비를 생산하는 수원공장을 방문한다는 것을 감안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수원공장을 방문한 최 위원장에게 "해외협력사들이 국내 와이브로 시장이 지지부진함을 지적한다"며 "정부 차원의 국내 시장활성화 지원 요청을 했다"고 방통위는 전했다.
와이브로는 정부에서 적극 추진하는 핵심 사업이다. 하지만 LG전자는 그 대열에서 빠져있다. 관련 기술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삼성전자 등 국내 몇 개 기업만 보유하고 있다. 경쟁 관계에 있는 LG전자 입장에서 와이브로는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볼 만하다.
어쨌든 LG전자는 와이브로를 깎아내리는 동시에 '주파수 할당' 문제까지 거론하면서 4G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과거 CDMA 단일 국가 표준의 문제까지 지적하면서 LTE를 강조한 LG전자의 차세대 이동통신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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