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분당 집값 내년이 더 걱정"

성남=정진우 기자 | 2008.12.04 14:58

11·3경제대책 한달, 경기도 분당신도시에 가보니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근처서 바라본 이매촌과 판교신도시(왼편 아래쪽 공사중인 단지들).
"내년 초 판교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면 분당 아파트 가격은 더 떨어질 거예요. 그땐 진짜 반값 아파트가 될 수도 있어요."(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K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

정부가 부동산 활성화 방안 등 11·3경제대책을 발표한 지 정확히 한 달이 지났지만 수혜지역으로 꼽혔던 분당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차갑다.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수내역 앞. 양지마을이라고 적힌 수십 동의 아파트가 보였다. 각 단지 앞 상가에는 부동산 중개업소가 2~3개씩 문을 열어 놓고 있었지만 손님이 있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몇몇 중개업소는 아예 영업을 하지 않는 듯 불이 꺼져 있었다.

수내동 양지마을 한양아파트 인근 U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들어 집값이 계속 떨어지다 보니 집을 팔려고 했던 사람들 중 포기한 사람들이 많다"며 "원하는 가격대 물건을 찾거나, 가격을 묻는 문의전화 한통 없어 말 그대로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양지마을 한양아파트 중·대형 가격은 지난 2006년 고점대비 30% 이상 떨어졌다. 이 아파트 165㎡는 지난 2006년 13~14억선까지 가격이 올랐지만 지금은 9~10억선에 나와 있다. 2년 새 30% 가까이 빠진 것. 같은 아파트 138㎡도 2년 전 9억5000만원선에 거래가 됐지만 현재는 6억5000만원에 나와 있다.

양지마을 금호아파트 상가 내 L중개업소 대표는 "판교 입주를 앞둔 분당 주민들이 내 놓은 급매물 아파트들이 빠지지 않고 있어 당분간 가격 하락은 이어질 것"이라며 "게다가 대출이자 문제 등으로 빨리 집을 처분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집값은 더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일대.
수내동에서 정자동 쪽으로 10분쯤 걸어가자 분당 최고가 아파트 파크뷰가 있었다. 이 아파트 인근 중개업소들도 개점휴업 상태였다. 중개업소 3곳을 살펴봤지만 손님은 물론 문의전화도 거의 없었다.

이 아파트 161㎡는 지난 2006년 가을 17~18억선이었지만 지금은 11억선까지 떨어졌다. 2년전 20억원을 호가하던 180㎡는 현재 13억선으로 집값이 35%정도 하락했다. 파크뷰 인근 P중개업소 관계자는 "파크뷰는 판교 입주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부동산 경기 자체가 침체돼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교신도시와 가까운 분당 이매동도 아파트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었다. 이매촌 한신아파트 중·대형 역시 2년 전보다 2~3억원(고점대비 30%) 하락했다. 판교와 인접해 있어 내년 이후 가격 하락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파크뷰 아파트.
분당과 더불어 수도권 대표 '버블세븐' 지역인 경기도 용인시. 이 지역도 아파트값 내림세가 심각하다. 11·3 대책을 비롯해 정부의 각종 부동산 활성화 대책에도 집값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용인시 상현동 성원 쌍떼빌 130㎡는 2년전 6억선을 호가했지만 지금은 4억선에 나와 있다. 거래도 이뤄지지 않고 있고 급매물만 늘고 있다. 인근 현대성우아파트 165㎡도 지난 2006년 고점대비 2억원이 넘게 빠져 현재 4억2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용인시 상현동 E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요즘 분위기에서는 사람들에게 집을 사라고 말도 못한다"며 "어디가 바닥인지도 모르겠고 정부 대책의 약발도 먹히지 않고 있어 집값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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