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취할 것과 버릴 것은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12.04 10:56

선거전과 대통령 당선 이후 상황 판이-포춘

기회비용이란 것이 있다. 한 품목의 생산이 다른 품목의 생산 기회를 놓치게 한다는 관점에서 나온 말이다.

트레이드오프(Trade-off)도 일상 생활 곳곳에 존재한다. 어느 것을 얻으려면 반드시 다른 것을 희생하여야 하는 경제 관계를 일컫는다.

선거 과정에서는 이런 기회비용과 트레이드오프가 성립되지 않는다. 표를 원하는 정치인은 투표자들이 원하는 바를 말해주면서 귀를 즐겁게 해주면 된다. 선거전에서는 어떤 고통도 없다.

하지만 현실세계로 돌아오면 다르다. 이제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 경제를 구제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트레이드오프 문제에 직면해야만 한다. 그가 해결해 나가야 할 모든 문제는 반드시 트레이드오프 관계를 갖고 있다.

포천지는 3가지 분야에서 오바마의 트레이드오프가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지 짚어봤다.

◆ 경제
▷경제 회복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이 즉각적으로 필요 vs 연방적자 심화
이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적자재정은 경기 호전시 메워진다. 하지만 국가 부채가 이미 엄청난 상태에서 노인 의료보장문제가 몇 년전 파국을 맞았다. 경기부양책을 구사하기도 전에 이미 연방 예산은 큰 문제에 빠진 상태다.

▷안정과 성장에서 근본적인 정책 갈등
금융기관이 결코 맞닥뜨리지 말아야 했을 리스크에 노출되며서 금융시스템이 엉망진창이다. 오바마 경제팀은 아마도 보험, 파생상품, 신용부도스왑(CDS) 등의 위험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금융기관이 취할 수 있는 리스크에 제한을 둘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미국의 가장 강력한 장점은 리스크 선호에 있다. 이러한 경제 원동력을 떨어뜨리면 미국 경제가 좋아지는 게 아니라 궁극적으로 더 악화될 것이다.

▷투표자와 기부자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현재 상당수의 미국 국민은 월스트리트를 증오한다. 하지만 월가가 오바마 선거 캠페인에 돈을 댄 재력가라는 점이다. 오바마는 맥케인보다더 많은 돈을 월스트리트에서 받았다. 투표자와 기부자 둘 중의 한 쪽에게는 불행한 일이 되겠지만 오바마는 선택해야 한다.


◆ 의료복지
▷헬스케어에서 가장 근본은 수혜범위 vs 경쟁의 문제
이번 선거캠페인 기간 중 주된 이슈 중 하나가 너무 많은 미국인이 의료보험 혜택을받지 못하거나 충분한 의료수혜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비록 오바마가 전면적인 의료보장을 약속한 것은 아니지만 보다 많은 의료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보험사의 자격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의료보장 수혜를 확대하면서 가격을 통제하지 않으면 보험수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게 마련이다. 보험사에 대한 규제는 경쟁을 제한하게 되는데 경쟁이 바로 혁신과 가치창조라는 토대를 무시하는 게 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갈등
대기업은 헬스케어 시스템 개혁을 원가를 절감하고 글로벌 경제에서 비교우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보지만 중소기업은 추가 비용과 정부 통제위협을 두려워한다.

◆에너지와 환경
▷여기서의 정책 갈등은 비용 vs 청결(cleanliness)이다.
공해를 줄이고 외국 오일에 의존하는 정책은 소비자와 정부가 비용을 감당할 여유가 없을 때 코스트를 증가시킨다. 또한 정유사, 석탄회사, 자동차회사, 유틸리티회사, 소비자가 각각 제 목소리만 주장하게 된다.

이러한 수많은 트레이드오프 문제는 힘있는 세력들이 서로 밀고 당기기 때문에 해결이 어렵다.

이제 오바마 당선인이 국가 이슈에 대한 정책 선택을 할 때 주목해야 할 것은 그가 얻으려고 하는 것 뿐만 아니라 포기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점이다. 선거는 끝났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제 ‘포기할 것을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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