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행복한고민…'바겐헌팅이냐 먹튀냐'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8.12.04 10:06
워런 버핏이 추진해오던 전력업체 콘스텔레이션에너지그룹 인수건이 막강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버핏은 먹음직한 떡을 양손에 쥐고 '행복한 고민'을 즐기고 있다.

CNBC는 3일(현지시간) 프랑스 국영 전력회사 EDF가 이날 콘스텔레이션 인수를 위해 훨씬 높은 가격을 제시해, 헐값에 이 기업을 사들이려던 버핏의 '바겐헌팅'(bargain hunting) 계획이 도전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버핏은 지난 9월 자신이 지배주주로 있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에너지자회사 미드아메리칸을 통해 콘스털레이션을 주당 26.5달러, 총액 47억달러에 주식 전량을 인수하기로 했다.

당시만 해도 신용경색으로 당장 부도위기에 내몰렸던 콘스털레이션은 울며 겨자먹기로 '헐값 매각'에 합의했다. 그러나 곧이어 47억달러의 매각가격이 너무 싸다고 격분한 주주들로부터 최소 6건의 소송을 당하는 처지가 됐다.

◇佛EDF, 콘스털레이션 인수가 버핏보다 두 배 높게 제시
3일 콘스털레이션의 최대주주인 EDF는 버핏에게 47억달러에 회사 전체를 매각하는 대신 자신이 주당 52달러, 총액 45억달러에 50% 지분을 사겠다고 이사회에 제의했다. 지난 10월 버핏보다 32% 높은 주당 35달러에 회사 전체를 인수하겠다던 제안보다 한 발 더 나아갔다.

현재 콘스털레이션의 지분 9.5%를 보유한 EDF가 버핏보다 96%나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나서면서, 콘스털레이션 인수전은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사회로서도 버핏과 합의한 기존 협상을 유지할 명분이 부족한 상태다.


그러나 버핏이 EDF에 맞서 인수가격을 올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바겐헌팅' 대신 '먹튀'(take the money and run)라는 추가 옵션이 있기 때문이다.

버핏은 10개월 전만 해도 주당 100달러에 거래되던 주식을 4분의 1 가격에 사들이는 기회를 날릴 수도 있지만, 대신 거액의 위약금을 챙기게 된다.

지난 9월 미드아메리칸과 체결한 계약에 따르면, 콘스털레이션은 10%의 주식과 6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은 물론 10억달러의 자금지원을 받은 대가로 14%의 이자를 추가로 물어내야 한다. 버핏이 웃으며 콘스털레이션을 포기할 수 있는 이유다.

CNBC의 데이비드 파버는 "버핏이 인수가를 높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는 '바겐헌팅'을 좋아할 뿐 입찰경쟁은 그의 스타일이 아니다"면서 "그는 뛰어난 협상가이며 오직 자신만을 위한 '윈-윈' 전략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기를 이용해 세계 각국에서 기업 '바겐헌팅'에 나서고 있는 버핏은 GE의 우선주를 매입하면서 향후 5년간 매수선택권을 보장받는 등 미래에 대박을 안겨줄 수 있는 '옵션'을 걸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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