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지준금 이자지급 "가뭄에 단비"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권화순 기자, 이새누리 기자 | 2008.12.03 18:57
시중은행들은 3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지준예치금에 이자를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중소기업까지 지원해야하는 2중고에선 '가뭄에 단비'라는 평가다. 다만 시기나 방법에 대해선 다소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임시 금통위를 열어 은행권이 한은에 예치한 지준예치금에 대해 총 5000억원 규모의 이자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한시적인 조치이나, 은행들은 총 6조3000억원의 여신을 확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그간 은행들은 "정부가 기업을 살리기 위해 지나치게 금융기관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해왔다. 최근 연체율 상승으로 BIS(국제결제은행) 등 경영지표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는데, 이런 상황에서 기업대출을 늘리라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정부가 한국은행을 통해 사실상 은행에 자금을 지원함에 따라서, 이 같은 불만은 상당부분 해소되는 분위기다. 은행들이 주목하는 건 정부의 태도변화다. 지금까지는 무작정 기업들만 살리라는 분위기였는데, 이젠 금융권의 어려움에도 주목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A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금융권의 현실을 무시하고 기업지원에만 매달렸는데, 이번 조치로 시각이 바뀐 듯 하다"며 "이번 금통위의 결정에 대해선 일단 환영할 일로, 은행권 유동성에 숨통이 트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급준비금에 이자가 지급되면 다소나마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며 "내부적으로 검토해 봐야겠지만 호재인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B은행 관계자도 "정부가 명목적으로도, 실질적으로도 어려운 결정을 내린 듯 하다"며 "중소기업 지원여력이 다소나마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금통위의 이번 결정이 시기적으로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정책효과가 극대화하기 위해선 여러 방안을 하나씩 내놓을 게 아니라, 종합대책으로 묶어서 힘을 키우는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임시방편식 지원책보다, 산업계와 금융권을 한 데 묶는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효율을 올리는 게 적절하다는 원론적인 반응도 있다.

C은행 관계자는 "금융권 여건이 생각보다 좋지 않아서, 대출여력이 생긴다 해도 바로 실행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구조조정이 선행된다면 비용효율 측면에서 더욱 개선효과가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이번 금통위의 결정은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며 "외화 및 원화유동성 지원과 함께 나왔다면 더욱 효과가 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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