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식 침체… '대공황' 시작되나 우려도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8.12.02 16:00
미국의 경기침체 여부를 공식 확인해주는 역할을 맡은 전미 경제연구소(NBER)는 1일(현지시간) 73개월간 지속됐던 경기확장 국면이 2007년 12월에 끝이났다고 발표했다. 공식 침체를 선언한 것이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지표들과 작년 12월 이후 매월 감소하고 있는 일자리 등을 토대로 볼때, 이미 1년째 미국 경제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단순히 GDP의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뿐만 아니라 고용과 산업생산, 판매 등 4가지 지표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다.

문제는 시장의 반응이다. 1일 뉴욕 증시는 다우지수가 679.95포인트(7.7%) 하락해 사상 4번째 낙폭을 기록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8.93%, 8.95% 급락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미 친숙해진 '침체'를 공식화하면서 증시에 부담을 줬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대공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침체'라는 현상만으로는 이날 시장의 반응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2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경제가 실업률 증가, 신용경색 지속 등의 영향으로 세계 2차대전 이후 가장 긴 '침체'의 중간쯤에 놓여있다고 전했다.

RBS그린위치캐피탈의 스테판 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미 12개월째 지속된 '침체'는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면서 "4분기에 더 심각한 지표들을 보게 될 것이고 내년 1분기에도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NBER에 따르면 미국 경제의 가장 최근 '침체'는 2001년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간 지속됐다. 세계 2차대전 이후 최장기 침체 기록은 16개월로, 1973년 12월~75년 3월까지와 1981년 8월~82년 11월 두 차례였다.

OECD는 미국의 실업률이 올해 4분기 6.5%에서 내년 4분기 7.5%까지 상승하고, 경제성장률도 -0.9%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 전문가들의 전망도 내년 1분기까지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결론이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미국 경제는 내년 1분기말이면 '대공황' 이후 최장기 침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대공황은 1929년 8월~33년 3월까지 43개월간 지속됐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의 노버트 오어 기업설문조사위원장은 "현재의 침체 상황이 기간에서 볼 때 대공황에 비견할 만하다"며 "당초 고유가로 인한 '얕은 침체'로 생각했지만 금융섹터의 붕괴로 인한 현 상황은 더 심각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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