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가 토요타 투자를 철회한 이유

머니투데이 장웅조 기자 | 2008.12.02 18:39

[세계인권선언 60주년 SRI국제회의]에이미 도미니 도미니사회투자회장 연설2

"여러분은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왜 (부도덕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철회해야 하지? 변화가 있을까? 내가 그 회사 주식을 보유하지 않는 것이 차이를 가져올까?' 저의 대답은 그렇다는 것입니다"

사회책임투자(SRI)의 선도자로 널리 알려진 투자회사 '도미니 사회투자'의 에이미 도미니(Ami Domini) 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인권과 사회책임투자 국제컨퍼런스'에서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SRI가 현대자본주의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도미니 회장은 늘어나는 빈부격차, 기아로 인한 아동 사망, 지구 온난화, 동식물 멸종 등의 국제적 문제를 거론한 뒤, "이러한 세계적 재난 상황을 만드는 '그들'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규칙들이 문제다"라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경우 자본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뮤추얼 펀드가 기업 주식을 보유하는 평균 기간은 6개월에 가깝다"며 주주들의 단기적 이익이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가 되는 '주주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질타했다. 금융 자본이 기업들로 하여금 단기적 이익에만 골몰하게 만든 결과, 그들이 납 중독이나 노예 노동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인권을 학대하게 됐다는 것이다.

도미니 회장은 "금융과 상거래의 폭주하는 질주를 기민하게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투자자들 뿐"이라며 투자자들의 SRI 참여를 호소했다. 환경이나 인간 존엄성과 같은 문제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기업에 투자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에게서는 투자를 철회하는 금융자본기관이 많아지면 기업들의 행동을 실제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로서 도미니는 일본 대기업 도요타 자동차가 실질적으로 지배했던 기업 '도요타 쯔우쇼'를 언급했다. 이 회사는 자국민의 인권을 탄압하는 버마 군부정권에 대해 매년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주는 기업이었기에, 2006년 도미니 사회투자는 이들에 대한 영향력을 이유로 도요타 자동차의 주식을 사지 않기로 결정하고 회사 경영진들에게 서신을 전달했다.


그러자 도요타의 경영진은 처음에는 무역 파트너의 행동까지는 책임질 수 없다고 하다가, 대화를 거치며 생각을 바꿨다. 그들은 현재 도미니의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그같은 우려를 도요타 쯔우쇼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도미니는 버마나 수단과 같이 인권탄압을 일삼는 정부를 돕거나, 노동착취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의 주식은 사지 않는 것을 방침으로 하고 있다.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은 업계별로 다양하다.

가령 보건관리 업계에는 제품 안전성을, 유통회사에는 물품 공급자에게 윤리강령을 요구하고 실행하는지의 여부를 중시한다. 농업은 유기농법이 얼마나 많이 사용되는지를 따지며, 개인의 자유가 제한된 나라의 기업에 대해서는 검열 여부를 본다.

이같은 '윤리적 투자'는 심지어 수익성도 뛰어나다는 것이 도미니의 주장이다. 그는 "KLD 연구분석기관에 따르면 '도미니 400 지수'의 성과가 스탠다드&푸어스(S&P)의 500 지수 성과를 1년간 훨씬 능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게다가 그들의 영향력이 늘어난 결과, 이제는 주요 브로커리지 기관들이 사회책임투자자들이 원하는 정보에 대한 연구조사를 시행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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