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에 자산배분형펀드가 안전하다고?

머니위크 황숙혜 기자 | 2008.12.04 12:06
'주가 하락기에는 자산배분형펀드로 위험관리를 한다고?'

약세장을 이기는 방법으로 자산배분형펀드가 관심을 끄는 것은 투자자산을 분산해 손실 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수익률 변동성도 낮춰 준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펀드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자산배분형펀드의 운용 성과는 일반적인 주식형펀드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업계 전문가들은 금융 및 경제위기 상황일 때 자산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경향이 짙어지기 때문에 상품 자체적인 분산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또 분산 투자는 펀드 바깥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용 실적 차별성 미미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순자산 규모 100억원 이상인 자산배분형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공격적자산배분형의 경우 1년 평균 약 20%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인 주식혼합형펀드의 손실 규모인 22%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상품은 오히려 일반 주식형펀드에 비해 손실폭이 컸다. 하나UBS의 '하나UBS오토액티브혼합1'과 삼성운용의 '삼성투자미인자산배분혼합1'은 최근 1년 동안 각각 30%를 웃도는 손실을 냈다.

보수적 자산배분형펀드도 마찬가지. 최근 1년 동안 평균 12.15%의 손실을 기록해 일반적인 채권혼합형펀드의 손실률 11.26%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 기간 하나UBS의 '하나UBSFirstClass오토시스템주혼'과 '하나UBS클래스원오토시스템주식혼합'은 20% 내외의 손실을 기록해 채권혼합형펀드에 비해 운용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공격적자산배분펀드의 경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펀드가 1년 동안 50% 이상 손실을 기록했고 글로벌 보수적자산배분형펀드도 일반적인 해외채권혼합형의 유형 평균에 비해 손실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KTB운용의 'KTB액설런트주식혼합'이 최근 1년간 약 3%의 손실을 내는 데 그쳤고 동양운용의 '동양하이플러스오토시스템안정'이 7%선의 손실로 유형 평균에 비해 두각을 나타냈다.


◆분산투자 펀드 바깥에서

구조적으로 분산 효과를 내는 데 중점을 둔 자산배분형펀드의 수익률이 일반적인 펀드와 차별화되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수진 제로인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자산배분형의 경우 지역별로 시장이 동조화 한 데 따라 분산 효과가 퇴색된 측면이 있고 국내 투자 상품 역시 시스템에 의한 자산배분의 효과는 미미하다"고 말했다. 시스템보다 매니저의 판단에 따라 주식편입 비중과 투자 종목 교체 등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한 일부 펀드가 상대적으로 높은 성적을 거뒀다는 얘기다.

자산배분형펀드의 구조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됐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구조적인 한계가 드러나면서 신뢰를 상실했고 실패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

우재룡 동양종금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장은 "하나의 펀드 안에서 테마 또는 지역별로 분산 투자하는 시스템은 성공을 보장하기 힘들며 선진국에서도 벤치마크와 지역별 투자 비중을 명시해 두는 제한적인 자산배분형펀드가 남아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펀드는 단순한 구조와 뚜렷한 스타일을 가져야 하며 분산 투자는 펀드 바깥에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제도적으로도 투자자 보호와 상품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배분형펀드는 일반적인 주식형펀드에 비해 오히려 커다란 손실을 낼 수 있는 상품이며,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때는 위성펀드로 일부 자금만 투자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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