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환율전쟁'… "나 먼저 살자"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8.12.02 13:14
미국과 중국이 위안/달러 환율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서로 자국 경제회복을 위해 엇갈린 환율정책을 주장하고 있어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일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6.8527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 6.8505위안으로 고시해 위안화를 3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절하시킨 데 이어 추가 절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헨리 폴슨 미 재무부장관은 오는 4일 중미 전략경제대회 참석차 이틀간 중국을 방문한다. 폴슨 장관은 이 자리에서 중국측에 위안화 절상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예상돼 위안화 환율정책을 둘러싼 양국간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중국 상하이증시는 기록적인 금리 인하와 4조 위안 규모의 경제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글로벌 증시와 동떨어진 채 나홀로 하락세를 보였다. 대규모 부양책 내용도 내수 진작과 사회간접 설비 확충에만 집중됐다는 비판도 따른다.
수출로 성장을 견인해온 중국이 국내 인프라투자만 확대할 경우 오히려 '디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경제성장을 되살릴 카드로 '위안화 절하'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수출수주가 감소하는 등 실물경제의 위축이 심각한 때문이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외환투자전략가는 "중국은 경제성장률을 6~7% 이상으로 유지하지 않으면 사실상 경제침체와 같다"며 "특히 수출이 둔화되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중국 정부는 향후 12개월동안 위안화를 5% 절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대 중국 압박 수위를 높여갈 전망이다. 막대한 대중국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서는 위안화의 절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미국 측의 입장이다.

이에따라 폴슨 재무장관을 비롯한 미 정부 측은 중국이 내수부양을 통해 경제의 수출의존도를 낮출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데이비드 맥코믹 미 재무부 차관은 "달러/위안 환율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중국이 외환시장을 성장의 돌파구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환율을 제외한 모든 대책을 쏟아 부은 중국으로서는 위안화 절하 외에는 마땅한 대책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다. 폴슨 재무장관과 특사가 잇따라 중국을 방문해도 양측의 입장차가 커 합의점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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