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자인 동국제강이 쌍용건설 인수를 1년간 유예해달라는 의견을 표명했지만 채권단 대표인 캠코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캠코가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동국제강의 1년 인수 유예 요청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게 M&A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채권단의 매각주간사 선정으로 시작된 1년5개월여간의 쌍용건설 매각 작업은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업계는 쌍용건설 매각이 당분간 보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 경기나 주식 시장이 언제 회복될지 불투명한 만큼 쌍용건설이 단기간 M&A 시장 매물로 나오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A증권사 건설담당 애널리스트는 "캠코가 쌍용건설을 헐값에 매각하지 않는한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이 이어진다면 재매각도 무기한 연기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도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됐다.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려면 채권단과 제3자(우선협상자 등)가 최종 합의한 인수가격이 필요한데 동국제강이 본계약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기준 가격도 없어졌다.
동국제강의 결정에 쌍용건설 직원들은 반가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직원들 모두가 반대했던 동국제강이 본계약을 포기한 것은 기쁘지만 다시 M&A 시장 매물 명단에 오르게 된 것은 걱정"이라며 "매각이 지연될 경우 주인없는 회사로 각인돼 국내외 공사 수주에서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건설업계가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쌍용건설은 유동자금 등 재무상태가 비교적 우수한 편"이라며 "주식시장 급락세로 이번 매각 본계약이 무산됐지만 기업가치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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