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M&A·공급계약 파기 속출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08.12.02 10:12

중요 경영 계약 해지 잇따라…주가에도 타격

경기 악화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존에 맺었던 M&A(인수합병) 및 자산 양수도, 제품공급 등 중요 경영 계약들이 해지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각종 계약 건들은 발표 당시 해당 기업 주가에 이미 영향을 줬던 만큼 갑작스런 계약 취소로 주가 타격이 우려된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케이이엔지는 지난 6월5일 체결한 한국반도체와의 합병계약을 취소한다고 2일 공시했다.

당초 케이이엔지는 한국반도체통신과 합병비율 1대 0의 무증자 흡수 합병을 결의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사업의 시너지를 기대했었지만 경영환경 급변으로 계획을 접었다.

기업들의 자금난이 커지면서 잔금을 못내 계약이 해지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파로스이앤아이는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인 김서기씨와 오션스파이브가 지난 7월 맺은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해지했다고 1일 공시했다. 주식과 경영권을 넘겨받기로 했던 오션스파이브가 잔금인 81억원을 지급기일까지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성티에스아이도 지난 7월 우리엘테크에 자산을 양도하기로 했지만 결국 관련 계약을 해지했다. 두 회사는 잔금 지급기일을 3차례 연장까지 했지만 우리엘테크가 28억원의 잔금을 못내 계약이 파기됐다.

이날 동국제강도 쌍용건설 인수 포기를 결정했다. 지난달에는 삼성수산, 폴켐, 쎄라텍 등이 재무구조 악화로 잔금을 못내거나 시장 상황이 악화됐다는 이유로 M&A 계약을 잇따라 취소했다.


공급이 무산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휴온스는 500만달러 규모의 의약품 수출 계약이 해지됐다고 1일 공시했다. 수출 중개업자인 씨크스포츠가 폐업하면서 관련 업무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H1바이오도 코레스메디칼랩과 맺은 7260만원 규모의 암검사 장비와 시약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고 정정공시했다. 코레스측이 경기악화로 인한 진료감소, 환율상승으로 인한 수입가격 상승 등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어서다.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신규아파트 건설이 차질이 빚으면서 자재업체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창호전문업체인 샤인시스템은 지난 2006년 맺은, 132억원 규모의 창틀과 창호공사 계약 2건을 파기했다고 1일 공시했다. 2일 오전 9시40분 현재 샤인시스템 주가는 하한가로 추락했다.

회사측은 지방의 신축아파트 등에 창호시스템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착공이 지연되면서 계약을 파기했다. 회사측은 이미 지급한 계약이행보증금은 총 23억원이고 현재 21억5000만원이 상환됐기 때문에, 이번 계약 파기로 인한 손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가 실물경기 악화로 전이되면서 제조업, 건설 등 전 업종의 기업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며 "계약 파기 금액이 작아 실제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더라도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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