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둔화,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까?

머니투데이 장웅조 기자 | 2008.12.01 20:54
글로벌 유가하락의 여파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 낮아진 가운데, 물가상승의 둔화가 디플레이션로 이어질 것인지의 여부를 놓고 증권업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통계청은 1일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며 11월 소비자물가가 작년동월대비 4.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달인 10월과 비교하면 0.3%p 하락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5.9%로 정점을 찍은 뒤 4개월 연속 둔화됐었다. 그러나 농산물과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 동월보다 5.3%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이 이처럼 안정되는 기미를 보이자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자산가치하락)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경기의 급속한 둔화와 함께 주가 폭락 등 자산 디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어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에서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에 주가가 다우지수가 5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이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여부에 대한 논란은 아직 진행 중이다.

국내의 디플레이션 가능여부에 대해서도 제각기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금융경제팀장은 "디플레이션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까지 가고 자산가치가 하락하는 것이라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들도 지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만큼 경기침체가 심각하니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우려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성권 굿모닝신한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의견이 달랐다. 그는 "지금까지의 올해 물가상승률이 4.7%인데, 이 정도라면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 물가는 (전월보다) 내려 갔지만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물가지수는 그렇지 않다"며 "이는 유가하락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품목에서만 물가가 집중적으로 떨어졌고 나머지는 그 정도는 아니라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물가하락으로 인해 여지가 넓어진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하느냐의 여부를 두고도 상반되는 의견이 나왔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나 한국 모두 중앙은행이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했지만, 지금까지 확인한 사실은 그것이 실물경제로 흘러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정책금리를 내려도 은행 대출금리는 올라가고, 신용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 금리의 차이)는 오히려 확대됐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대해 시장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반면에, 이성권 애널리스트는 "금리인하의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금같이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금리인하의 효과가 크지 않지만 CD금리와 연동된 대출의 경우는 정책금리가 내려갈 경우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가계부채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가계나 기업의 이자부담을 줄여주는 것만으로도 금리인하의 의의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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