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내년 더 어렵다, 정부대책 시급"

산업부  | 2008.12.02 08:14
"제품 가격이 너무 떨어져 걱정이다"

삼성전자의 CEO인 이윤우 부회장은 1일 '2008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에 앞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수출 급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국내 수출 1위 기업인 삼성전자 CEO의 입에서 나온 수출기업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다.

이 부회장은 "우리는 아직 괜찮지만..."이라면서도 내년 전망에 대해 "가격이 너무 떨어져 걱정이다"고 대답해 최근 반도체와 액정화면(LCD), 휴대폰 등의 가격 하락이 생각보다 심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같은 우려는 삼성전자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내년 수출에 대한 우려가 업종 불문하고 커지고 있다.

수출 1위 품목이었던 반도체 대기업 한 임원은 "예년 같으면 연말 특수로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연내 최고조에 이르는 11월이 글로벌 침체로 오히려 전월대비 10% 이상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업계 불황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회복될 조짐이 안보이며, 이 같은 상황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의 여파가 선진국은 물론 신흥시장까지 확산되고 있어 전 세계 자동차 수출시장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급변하고 있는 차종별 수요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고객 선호도가 높아진 소형차와 경기침체가 상대적으로 약한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을 최대한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내년에도 미국 유럽 등 우리 수출 주력시장의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신흥시장마저 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중소형 자동차를 현지 전략차종으로 특화시키고 세계 각 지역적 특색에 맞게 마케팅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경쟁력을 길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 전반의 연관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의 특성에 따라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는 유류세 인하와 환경개선부담금 폐지는 물론 자동차 내수진작을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협정(FTA) 비준 지연에 따른 보완책 강구 △할부금융사 수요자 금융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도체를 제치고 수출 1위 품목으로 오는 에너지산업도 시장 위축을 우려하고 정부의 수출 진작책을 요구하고 있다.

SK에너지의 한 임원은 "내년 전망은 밝지 않은 편이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석유제품과 화학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그는 "SK에너지는 해외사업 확대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수출시장 개발도 지속할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천공장에 2011년 완공 목표로 제4 고도화설비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평중 석유화학공업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석유화학제품은 또 중국 중동 등에서 신규물량이 나오면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유가가 올라가지 않는 한 가격 상승 모멘텀도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1~2년은 어려움을 각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형석유화학업체의 해외영업 담당 임원은 "12~1월 동안 시장이 안정세를 보인다면 내년 봄에 완만한 회복을 기대해 볼 수도 있고 중동의 프로젝트 지연 등으로 공급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정부가 통상 마찰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준다면 수출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LCD 업계에서는 "대만의 경우 정부차원에서 LCD 산업생존을 위한 지원을 해준다는 얘기가 있어 국내 LCD 업계가 신경을 쓰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 같은 외국 경쟁사들의 움직임에 따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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