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은행 차입 검토 배경은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8.12.01 13:25

내년 투자보단 장기 불황 대비용 우세..'장기 불황' 우려는 높아져

하이닉스가 은행 차입을 통한 추가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이미 '서바이벌' 모드로 접어든 상황에서 불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보유 설비를 담보로 은행권에서 5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 정도의 현금 차입을 검토 중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 현금 보유 상황은 전혀 문제가 없으나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한 옵션 중 하나로 차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고 만약에 필요할 경우에는 주주협의회와 협의를 거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의 차입 검토에 일각에서는 내년 투자에 들어가는 자금 등 전반적인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회사 측의 설명대로 불황 장기화에 대비한 자금 조달용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채권은행들이 대주주로 있는 하이닉스는 그동안 현금 창출 능력 내에서 투자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내년에는 1조~2조원 가량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현금 흐름을 보면 회사 측에서 밝힌 내년 투자 금액을 마련하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하이닉스의 지난 3분기 말 현재 현금 여력은 1조2000억원대로 내년에 유입될 감가상각비 등을 고려할 경우 현금이 추가로 유입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금 유입 요인인 감가상각비가 내년에 2조3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며 "만기가 돌아오는 장기 차입금은 8000억원 규모로 영업 적자를 5000억원대로 예상하더라도 새로운 자금 유입이 1조원 안팎 정도는 가능하다는 계산"이라고 말했다.

내년 실적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현재 보유한 자금 1조2000억원과 내년에 추가 유입 가능한 1조원 안팎의 자금을 합할 경우 회사 측이 밝힌 내년 투자액 1조~2조원 정도는 감당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이닉스의 내년 실적은 D램 가격 동향에 달려 있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당기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한편에서는 하이닉스가 은행 차입을 통한 조달을 검토하는 것 자체가 '장기 불황'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라는데 주목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증권가에선 하이닉스가 내년 경기나 영업실적에 대해 자신한다면 굳이 차입 등 다른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하지는 않아도 된다며 기업들이 이런 방안들을 강구한다는 자체가 장기불황의 현실화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고 보고 있다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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