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라운드를 망치고 싶지 않다면

김헌 호남대 골프학과 겸임교수 | 2008.12.05 13:27

[마음골프]라운드를 망치는 칠거지악(하)

네 번 째 악은 스코어 카운팅 입니다. 노름을 하면서 딴 돈 계산 하는 사람치고 돈 따는 사람 없는 것처럼 골프 라운드 하면서 스코어 합계 내는 사람치고 결과가 좋은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매 홀의 스코어야 자신이 알고 있는 거지만 절대 합계를 내지 마세요 좀 잘되고 있구나 좀 안되고 있구나 정도의 감으로 한 홀 한 홀의 스코어에 충실한 것이 좋습니다.

다섯 번 째 악은 허겁지겁 도착입니다. 저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더라도 골프장에 늦게 도착해서 멋진 라운드를 했던 경험은 20년 동안 한 번도 없었습니다. 미리 도착해서 식사하고 퍼팅연습도 하고 스트레칭도 하고 빈 스윙도 해야 비로소 자신의 평균스코어나마 낼 수 있는 개연성이 만들어 진 것이죠.

한 번의 라운드를 하면서 유난을 떤다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이 당연한 것이고 그리 못했을 때 예상스코어를 더 높이 잡아야 하는 것이지요. 살면서 그런 여유 있는 라운드가 힘든 경우도 많습니다. 그럼 당연히 더 겸손한 마음으로 골프를 대하면 됩니다.

여섯 번 째 악은 스윙 연구 입니다. 연구는 사실 연습장에서도 해서는 안됩니다. 연구는 선생의 몫입니다. 이 아프다고 이빨 연구하지 않잖아요. 자동차 고장 났다고 자동차 연구하지 않잖아요. 그냥 정비소로 가는 것처럼 연구는 비용을 지불하고 전문가에게 맡기면 됩니다. 연구할 시간 있으면 생업에 더 몰두하는 것이 서로가 살 길입니다.

연습장에서도 그럴진대 필드는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필드에서 연구라니요. 자신의 스윙은 나름 완전하다는 전제하에서 라운드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슬라이스가 나면 오조준을 하고 오조준을 해서도 안될 만큼의 슬라이스라면 다른 클럽을 선택하면 됩니다. 필드는 불완전한 무기로 최대한의 스코어를 내는 게임을 하는 곳입니다. 그러니 연구도 안되고 모방도 안되고 교정도 안됩니다


나도 안 되는 일을 남에게 시도해서도 안됩니다. 필드에서 누군가를 교정하려고 드는 것만큼 무례하고 무모한 짓도 없습니다. 하수의 돈을 따기 위한 수단으로라면 모를까 절대 필드에서 레슨 하지 마세요. 정말 도와주고픈 점이 있다면 모아두었다가밥 먹으면서 하세요.

일곱 번 째 악은 남 탓 조건 탓 입니다. 나 아닌 것에서 뭔가 이유를 찾게 되는 날은 라운드의 위험신호라고 생각하면 틀림이 없습니다. 평소 안 그러다가도 유난히 캐디의 말이나 행동이 눈에 거슬리는 날이 있습니다. 동반자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드는 날이 있지요. 이상하게 이 골프장이 나와 잘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그럴 때 생각해야 합니다. 조심해야겠다고 더 게임에 몰입해야겠다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겠다고 말입니다.

라운드를 망치는 더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요. 하지만 이상의 라운드 칠거지악은 사실 늘 제 자신에게 던지는 얘기입니다. 여러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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