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과 반등 사이" 상품價는 어디로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8.11.30 16:06
유가는 고점대비 100달러 가까이 빠졌다. 구리, 알루미늄 주요 금속가격도 5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간의 하락으로 상품 가격도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감소 예상으로 아직 반등을 말하기는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 급등에서 급락으로

지난 7월 국제유가는 배럴당 145달러를 상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3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 가격은 145.29달러까지 치솟았다. 28일(현지시간) WTI 선물 가격은 54.43달러를 기록했다. 고점 대비 60% 이상 추락한 수준이다. WTI 선물은 앞서 20일 49.62달러까지 하락하며 50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이 기간 블룸버그상품지수는 269.37에서 155.85로 40% 가까이 하락했다.

구리 가격은 10월 한달 동안 36% 급락했다. 이는 1988년 COMEX에서 구리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가장 급격한 하락세다.

구리 가격은 5개월 연속 뒷걸음질치며 1999년 3월 이후 최장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구리 가격은 6월30일 이후 57% 하락했다.

알루미늄 가격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알루미늄 3개월물은 5개월째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는 1999년 2월 이후 가장 긴 약세다.

구리와 알루미늄 가격은 연초 대비 각각 46%, 27% 하락했다.

◇ "바닥 임박"

애그리바이저의 애널리스트 데일 덕홀츠는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바닥이 가까워졌다며 곧 상품가격의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덕홀츠는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일반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경기 신뢰도 되살아나고 있다며 조만간 상품가격이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또 한번의 상품가 고공행진이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불경기가 1973년 오일쇼크 당시와 유사하다"며 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될 경우, 상품가격이 다시 치솟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1973년 오일쇼크는 이듬해 경기 침체로 이어졌고, 경기 침체는 다시 새로운 상품가격 급등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그는 상품가격 반등이 지금 당장 시작될 것으론 기대하지 않았다. 그는 가처분소득 회복에도 불구, 소비자들이 여전히 자동차, 냉장고 등 지출 부담이 큰 물건들을 사는 것을 꺼리고 있다며 반등까진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vs. "낙관은 금물"

최근 상품가격 부진의 원인은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다. 중국, 인도 등 이머징마켓의 급성장으로 불어난 수요는 글로벌 경기 침체 기조 속에 급속도로 반감됐다. 하지만 공급 축소 속도는 수요 급감 속도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잉여 공급 대부분이 재고로 남았다. 쌓인 재고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선 상품가격의 반등도 기대할 수 없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구리 재고는 29만톤을 웃돌고 있다. 이는 2004년 2월 25일 이후 최대다. 2004년 2월 당시 구리 가격은 평균 미터톤당 2726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구리 3개월물의 LME 가격은 3620달러였다.

구리 초과 공급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RBS글로벌뱅킹앤마켓은 내년 구리 공급이 수요를 25만톤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RBS는 또 이 같은 구리 초과 공급이 2010년 50만톤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알루미늄 재고는 1994년 12월6일 이후 최대인 180만톤을 기록했다. 이에 BNP파리바는 알루미늄 평균 가격이 올해의 톤당 2630달러에서 내년 1900달러까지 후퇴할 것으로 점쳤다.

◇ 수요 감소엔 장사 없다

전세계 산유량의 40%를 차지하며 유가를 좌지우지하던 석유수출국기구(OPEC)마저 사실상 수요 감소에 항복을 선언했다.

OPEC 회원국 대표들은 29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긴급 회의에서 향후 유가 움직임을 지켜본 후 추가 감산 여부를 결정하기로 뜻을 모았다. 감산 결정을 다음달 17일 알제리에서 열리는 차기 회의로 미룬 셈이다.

유가 급락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일정에도 없던 회의를 열었지만 지난번 감산에 대한 시장 반응 탓에 가격 통제력에 대한 자신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OPEC의 실질적인 리더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배럴당 75달러선 회복을 주장하고 있지만 감산과 계절적 요인마저 유가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현 분위기상 이는 요원해 보인다.

OPEC이 지난달 하루 150만배럴 감산을 결정했지만 유가는 이후에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OPEC의 이 같은 감산 내용이 적용된 지난 1일 이후에만 국제 유가는 15% 가까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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