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주식 반대매매 그저 지켜 볼 뿐"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8.11.30 13:46

[명동풍향계]자금난에 대응수단 없어

명동 시장에서 어음 할인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한달 가까이 어음할인율이 떨어진 업체가 없다. 수십년 째 명동에서 어음중개를 해 온 A씨는 혀를 내두른다. 그야말로 돈맥이 밑바닥까지 꽉 막힌 상태라는 것이다.

주식담보 반대매매는 속출하고 있다.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예상에서다. 소리 소문없이 대주주가 바뀐 코스닥업체도 급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주가 더 떨어진다"= 명동 시장에선 최근 대주주가 뒤바뀐 코스닥 업체가 160개에 달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주가가 급락하자 명동의 전주(錢主)들이 담보 주식을 되팔게 된 여파라고 한다.

명동의 한 사채업자는 "소문만큼 많이 바뀐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평소보다는 반대매매가 확실히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과거에는 주가가 약정 가격보다 떨어지면 업체 대표가 전주를 찾아와 통사정하며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려고 애를 썼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그냥 반대매매를 놔두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만큼 손 쓸 방법이 없어 '자포자기'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 변경 업체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집계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분 변동이 5%이상이 돼도 차명으로 분산해 신고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대주주 160개 이상 변경' 소문이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유다.


명동 사채업자들은 어음, 채권, 주식담보 등을 취급하면서 기업 신용도를 줄줄이 꿰고 있다. 이들은 주식시장이 바닥을 보려면 아직 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명동의 주식담보 대용률은 200%로 치솟았다. 예컨대 주당 1000원인 주식의 가치를 500원만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평소 700원 가량으로 봤던 때에 비해 비관론이 우세해졌다는 얘기다.

◇대주단 신청사 찾기= 건설사 대주단 협약에 가입 신청서를 낸 건설사 명단을 구하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명동 시장에도 이와 관련한 문의가 쇄도해 한때 전화 불통 사태까지 빚었다는 전언이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업체를 중심으로 23곳 정도가 명동 업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물론 이 역시 추측일 뿐이다. 명동 관계자는 "자금난을 겪고 있진 않지만 만약을 대비해 신청서를 낸 중견업체도 있다"면서 "괜한 호기심으로 멀쩡한 건설사를 위험에 빠뜨려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주 C&중공업 (0원 %)과 C&우방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는데 이는 앞으로 불어닥칠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면서 "부실 기업을 떨어내고 가야 경제가 하루라도 빨리 회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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