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겨울, 20∼50대의 '슬픈' 자화상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12.01 08:23

[경제위기-시름하는 세대]

외환위기 이후 11년만에 가장 혹독한 겨울이 시작되고 있다.

외환위기 때는 태국에서 시작된 태풍이 순식간에 눈보라가 돼 우리나라에 들이닥쳤지만 이번에는 시커먼 먹구름이 서서히 몰려오는 모양새다.

뉴욕 월가가 진원지인 '금융위기' 폭풍은 전세계 선진국들을 모조리 초토화시킨 뒤 이제 한국을 향하고 있다. 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지만 피부는 이미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시련이 갈수록 혹독해질 것을 알기에 지금의 추위마저 고통스럽다.

한파는 모든 세대에 걸쳐 스며들고 있다. 당장 20대 후반은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눈높이를 낮추지 않는 한 이들에게 취직은 '그림의 떡'이다. 그나마 얻을 수 있는 일자리도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외환위기에 떠밀려 늦깍이로 사회에 진출했던 30대 후반들은 결혼을 전후해 또 다시 시련을 겪고 있다. 결혼하면서 한껏 끌어썼던 주택담보대출은 금리급등과 함께 이자폭탄을 퍼붓고 있다. 결혼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이나 주식형펀드에 투자했던 돈은 반토막이 났다.


외환위기에 살아남아 어느덧 국가경제의 주축이 된 40대 후반들은 이제 '명예퇴직' 공포에 떨고 있다.

특히 금융권 대졸 공채 1세대인 80∼83학번들은 아이들이 대학도 가기 전에 구조조정의 첫번째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긴장감 속에 살아간다. 그나마 형편이 나아 자녀과 아내를 해외로 보낸 '기러기아빠'들은 외로움 뿐 아니라 원/달러 급등에 치를 떨고 있다.

이제 막 직장을 떠나는 50대 후반들도 암담한 처지다. 최후의 보루였던 자영업 시장도 몰락 일보직전이다. 집 한 채 외에는 마땅히 크게 모아둔 돈도 없고, 이 와중에 물가마저 뛰면서 퇴직금 원금 지키기도 쉽지 않다.

대공황 이후 최대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은 '2008년 겨울'. 20대부터 50대 후반까지 대한민국 각 세대의 '슬픈' 자화상을 함께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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