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소비 수출 '동반부진'… 4Q 역성장 우려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8.11.28 16:07

정부 "아직 마이너스 성장 전망 일러"

소비와 투자가 동반 감소하고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4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다. 조업일수를 감안할 때 감소율은 1.8%로 9.11 테러가 발생했을 때인 2001년 9월(-3.0%) 이후 최대 폭이다.

10월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증가하기는 했지만 증가율은 2004년 4월(0.4%)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생산이 감소한 것은 소비와 수출이 동시에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10월 소비재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줄었다. 신용카드 사태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던 2003년 8월(-5.9%)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소비재 판매 감소세는 10월까지 2개월째다.

수출도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출 증가율은 한자리 수(8.5%)로 떨어졌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감소로 나타나 수출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소비재 판매가 줄고 수출도 둔화세가 뚜렷해지면서 10월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7.7% 줄었다. 반면 재고는 17.6%가 늘었다. 이같은 증가율은 1996년 11월(17.8%) 이후 최대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10월 산업활동동향은 본격적인 경기 하락을 보여주고 있다"며 "재고 누적과 출하 부진으로 생산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진한 경기지표는 곧바로 경제성장률 수치에 반영된다. 이미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5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다. 이미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4분기 성장률이 IMF 구제금융 때인 1998년 4분기(-6.0%)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지난달 주가가 최저치로 떨어지고 금융시장이 마비되는 등 전체적인 상황이 좋지 않아 생산이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와 내년 분기별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일 수는 있지만 연간으로는 마이너스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실물 부문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각국의 경기부양책 발표 및 구제금융 투입의 효과가 조만간 나타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아직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아직 한 달밖에 수치가 나오지 않아 뭐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다만 이같은 부진한 실적이 다음달 초 나올 예정인 내년 경제전망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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