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예산안 처리 '일전불사'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8.11.28 15:01
- 회기 내 강행 처리 기류 확산
- 4년 내내 끌려다닐라…'식물여당' 위기감
- 경제위기 극복, 정부·여당 역할론 압박

일전불사. 정기국회 종료를 열흘여 앞두고 회기 내 예산안 처리 문제에 맞닥뜨린 한나라당 지도부의 기류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28일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야당이 예산안 심사에 협조하지 않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쏟아내며 '전의'를 불태웠다.

야당의 재수정 예산안 요청에 대해서도 "정부가 예산안을 내면 국회가 수정, 확정하면 되는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당 핵심 관계자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 야당과 대화와 협상을 통해 처리하려 하겠지만 상황이 좀체 풀리지 않고 있다"며 "결단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6일 홍준표 원내대표가 예산안 처리 시한을 다음달 9일로 잡고 이후 민생법안을 처리하자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민주당은 '심사불가론을' 굽히지 않고 예산안 재수정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당 지도부로선 더 이상 밀려날 수 없는 형국이다. 어떻게든 정기국회 기간 내에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강하다. 그동안 개원·원구성 협상과 쇠고기 국정조사 등 야당과 협상을 할 때마다 내주기만 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면 경제 회복을 위한 예산 집행 뿐 아니라 연말 임시국회에서 다룰 MB(이명박 대통령)개혁법안 처리도 차례로 미뤄질 수 있다는 부담감도 크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여당이 한 일이 없다는 비판도 두렵다. 자칫 4년 임기 내내 소수 야당에 휘둘리는 '식물여당'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하고 있다.

청와대에서 예산안 처리를 촉구하고 있는 것도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7일 당 지도부와의 조찬회동에서 "국회에서 예산안을 처리해주면 바로 다음날부터 집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홍 원내대표가 이날 "국민이 왜 한나라당에 172석을 줬는지 의미를 되새기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한 것은 야당에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선전포고로 풀이된다.

안상수 의원도 같은 날 열린 의원연구모임 국민통합포럼 토론회에서 "합의가 안 되고 어깃장을 놓을 땐 의회의 기본원칙인 다수결 원칙을 존중하는 게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예산안 처리 시한을 다음달 9일로 못 박은 만큼 일전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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