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더 이상 설땅 없다?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8.11.28 14:03

판매사들 국내펀드 주력… 펀드 운용중단시 손실 청산될 수도

해외펀드 시장이 고사 위기에 놓였다. 원금은 반토막났고 환헤지 손실까지 더해져 해외펀드가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여기다 일부 판매사에선 해외펀드 판매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이에 미국과 유럽에 본사를 둔 외국계 운용사들은 구조조정과 맞물려 국내 사업규모가 줄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8일 증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동양종금증권은 해외펀드 판매를 대폭 축소하고 앞으로 3개월동안 국내주식형펀드를 중점 판매하는 전략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증시 전망이 비관적인 데다 환율 변동에 따라 손실이 확대될 우려가 높아 각 영업점에선 고객에게 해외펀드 대신 국내펀드를 가입하도록 권유한다는 계획이다.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가 진정될 때까지 해외펀드 판매 비중을 줄일 계획"이라며 "기존 상품이 충분한 만큼 신규 상품을 새롭게 내걸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0월말 현재 동양종금증권이 판매중인 해외펀드는 175개, 이 가운데 주식형펀드는 130개다.

이같은 움직임에 해외펀드 비중이 높은 운용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 운용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연일 환매가 늘어나는데 이젠 판매사 창구에서 국내펀드 가입을 적극 권유하면 해외펀드로 들어오는 자금은 점점 더 줄어들 것"이라며 "국내 판매사 전반으로 이같은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해외펀드 인기 하락에 외국계 운용사 상황은 더 심각하다. 금융위기 여파로 본사 차원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데다 펀드 판매까지 급감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이러다 한국 시장을 접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B 운용사 관계자는 "대부분 외국사들이 운용손실에 환헤지 손실, 내년말 세제혜택 종료 등 '삼중고'를 호소하고 있다"며 "국내 설정된 해외펀드를 앞으로 어떻게 끌고 나가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고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양도차익에 대한 비과세혜택을 누리기 위해 지난 2년간 외국사들은 국내에 설정된 해외펀드를 봇물처럼 쏟아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2007년 4월 말 15조3505억원에 불과했던 해외주식형펀드는 올 7월초 60조9851억원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손실폭이 커지면서 54조6000억원(25일 기준)으로 불과 1년만에 6조원이 급감했다. 27일 현재 해외주식형펀드 평균 손실액은 54.18%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나 판매사 모두 해외펀드 투자에 몸을 사리고 있어 당분간 해외펀드 시장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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