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도 휘청… 불황 '안전지대' 없나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08.11.28 13:23

부유층도 소비심리 위축..명품업계도 타격

불황의 '안전지대'로 인식됐던 명품업체들이 휘청이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유층도 지갑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명품은 경기침체와 무관한 산업으로 인식돼 왔다. 최근 몇년간 주식시장 활황과 함께 돈을 물 쓰듯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명품업계는 웬만한 경기변동에는 꿈적도 하지 않는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대공황이후 최악이라는 이번 금융위기는 부유층도 빗겨가지 못할 강도를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8일 부유층의 심리마저 위축되면서 명품산업이 장기 침체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시장과 주식시장이 동시에 악화되면서 소비심리가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스터카드가 고객들의 지출 내역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1월 첫주부터 둘째주까지 2주간 명품 소비는 전년동기 대비 21.2% 줄었다. 전월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0% 감소했다.

최고급 명품으로 분류되는 루이비통, 에르메스, 불가리, 버버리 등도 속수무책이다. 미국은 물론 유럽과 중국에서도 성장률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루이비통은 3분기에 순이익 41억6000만유로(5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보석업체 티파니는 순이익이 4300만달러(약 638억원)로 전년대비 56.9% 급감했다.
올해 순이익 전망치도 주당 2.82~2.92달러에서 2.30~2.50달러로 크게 낮췄다.


세계적인 보석업체 티파니의 주얼리 제품.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루이비통은 연초 대비 47% 가량 떨어진 상태고, 티파니는 55% 가량 하락했다.

구치, 버버리 등은 올들어 주가가 60% 이상 떨어졌고, 불가리, 랄프로렌 등도 30% 이상 하락했다.

프랑스의 에르메스만이 연초 대비 14% 가량 올라 명품주의 자존심을 지켰다.

토드 그룹의 디에고 델라 발레 회장은 "우리도 남들과 똑같은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국립패션협회 의장인 마리오 보셀리도 "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다들 현재 우리가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명품 소비 시장을 둘러싼 환경 자체가 열악해 지면서 업체들은 당분간 유례없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각종 분석과 산업지표들을 인용, 구매력 감소로 인해 명품 업체들의 향후 전망이 밝지 않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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