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책신뢰 프리미엄, 폭등랠리 견인

홍재문 김경환 기자 | 2008.11.28 11:29

4거래일 상승폭 사상최대… 대공황기 루스벨트의 증시 반전 견인과 흡사

미 뉴욕증시가 26일(현지시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다우공업지수의 경우 연 4거래일 상승폭으로는 사상 최대, 상승률로는 대공황기인 1932년8월이후 76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중국의 기록적인 금리인하와 유럽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발표 등 각국의 잇딴 구제노력이 효력을 보인 결과이지만 주된 요인은 '오바마 효과' 로 나타났다. 이른바 경제위기 극복에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오바마 차기정부의 '정책 신뢰 프리미엄(Government confidence premium)'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삽화=임종철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던 뉴욕 증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티모시 가이스너 현 뉴욕연은 총재를 재무장관에 지명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21일 반등에 들어갔다.
이어 오바마 당선인이 '(경제 회복 노력에) 1분도 지체할 수 없다'면서 제시한 새 경제 진용 명단, 소비자와 중소기업을 위한 연준의 8000억달러 지원책, 그리고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의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장 지명 등이 잇따르며 랠리는 이어졌다.

다우지수는 26일까지 나흘간 1174.32포인트(15.6%) 급등했다. S&P500 지수도 동기간 무려 135.25포인트(18.0%)나 폭등해 1933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와 관련, 켄 타워 퀀티터티브 애널리시스 서비스 시장투자전략가는 "오바마가 선정한 경제팀의 인력 구성이 매우 잘 돼있어 시장의 신뢰를 돌리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좋은 소식들이 많이 보이지 않음에도 시장이 상승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시 정권 말기를 맞아 시장을 짓누르던 불확실성이 오바마의 강력한 의지 표명과 리더십으로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을 앞두고 뉴욕증시가 역사적인 랠리를 이어가면서 지난 1년간의 주가 하락추세 종료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마켓워치는 이날 4일 연속 랠리를 펼친 뉴욕증시 시황을 전하면서 '장난이 아닌데(no turkey)'라고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피터 부크바 밀러타박 시장 투자전략가는 "지난 4일간의 반등은 증시가 바닥을 탈출하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시장이 부정적인 소식들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멈춘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매수 신호"라고 밝혔다.

특히 증시의 반등 패턴이 대공황기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된 1933년의 반전과 닮았다는 대목도 눈여겨진다.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이 취임한 뒤 뉴딜 정책을 통해 실물경기 붕괴를 막아낸 것처럼 오바마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강력한 경기회복 의지를 밝히면서 증시 반등의 동력이 생겨났다는 분석이다. 물론 주가수준만으로의 단순 비교는 어렵다.

대공황 때는 1929년 9월부터 32년 5월말까지 2년반이 넘는 동안 S&P지수가 고점대비 86%나 추락했고 이전의 고점을 회복하는 데 25년의 세월이 걸렸다.
지난해 11월21일 최고점부터 시작된 이번 주가하락은 낙폭이 53%로 당시보다 적다. 그러나 사상 유례없는 국제공조와 함께 오바마 당선인측의 강력한 회복 드라이브가 예상되며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켄트 엔젤케 캐피톨시큐리티즈매니지먼트 이사는 "아직까지 경제 지표가 바닥을 기는 등 최악의 상황이지만 대공황과 같은 급격한 경기침체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