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가족' 애견…"보험 뭐 드셨어요"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 2008.12.09 04:07

[머니위크 기획]애완동물 위한 금융상품

#1. "어떤 장례절차를 선호하십니까?"

①화장 ②화장+납골 ③화장+납골+각종 기념품 ④기타

언뜻 상조회사의 설문 내용 같지만, 이는 네이버카페 '강사모'(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에 올려져 있는 문항들이다.

"키우던 강아지가 하늘나라로 간다면?" 이 설문의 주제. 애완동물 화장업에 대한 창업을 구상중이라는 대학생들이 올린 질문에 동호회 회원들은 ①,②,③,④ 제각각 다른 답변을 고르게 선택했다.

#2. 고양이 '하양이'와 단둘이 살고 있는 이지혜(29) 씨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하양이가 며칠 전부터 시름시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야 당장 동물병원에 데려가 검사를 해보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면 그것도 쉽지 않다. 이씨는 "아무리 하양이가 사랑스럽다 해도 얼마 전에도 기생충 검사비로만 20만원이나 되는 큰 비용을 지불해서 병원에 가기가 두렵다"며 한숨을 쉬었다.

국내 애견 인구 1000만명 시대. 애완동물을 둘러싼 질병 및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표현처럼 애완동물은 사랑스럽지만 치료비 등은 가슴을 무너지게 한다.

특히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는 애완동물 의료비는 가뜩이나 요즘처럼 살림이 팍팍한 때 가정 경제에 주름을 지게 한다.

만일의 애완동물에게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을 대비하거나 사료비, 미용비 등 양육 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전용 카드나 보험 상품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애완동물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어?' 아직은 생경하게 느끼는 애견가족이 많겠지만 올 1월부터 '동물보호법'이 시행됨에 따라 점차 애견 금융상품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애견보험, 치료비 연간 최고 500만원까지 보상

현대해상은 애완견에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을 종합적으로 보장하는 ‘하이펫애견건강보험’을 지난해 12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애완견 치료의 경우 높은 자기부담금으로 소액 사고는 보상 받을 수 없었던 기존 애완동물보험의 단점을 보완해 질병 치료때 20만원에 이르던 자기부담금을 통원 1일당 5000원, 입원 1일당 1만원으로 대폭 축소한 것이 강점이다.

‘행복플랜’과 ‘안심플랜’ 두 종류가 있다.

행복플랜은 발생된 치료비의 60%를 연간 최대 300만원까지, 배상책임 손해는 연간 1000만원까지 보상한다. 안심플랜은 치료비의 80%를 연간 최대 500만원까지, 배상책임 손해는 연간 2000만원까지 보상해준다. 두 플랜 모두 애완견이 보상되는 질병이나 상해로 사망할 경우 장례비를 20만원까지 지급한다.

가정에서 기르고 있는 6개월 이상 8세 이하의 애완견이면 가입 대상이며, 보험료는 견령과 견종에 따라 연간 30만원에서 50만원선이다.

LIG손해보험도 지난 2월 애견과 관련된 각종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LIG 펫라이프애견종합보험'을 선보였다.

애견이 교통사고를 비롯한 상해사고나 질병치료를 받아 1일 1만원을 초과하는 치료비가 발생할 경우 질병치료비 및 수술치료비를 연간 최고 500만원, 사고당 최고 100만원까지 보상해준다. 또한 애견으로 인해 제 3자의 신체나 재물에 손해를 초래했을 경우에는 최고 1000만원까지 배상책임을 보장하고 있다. 연간 보험료는 30만원 안팎이다.


삼성화재는 6세 이하의 애완견을 대상으로 한 '파밀리아리스 애견보험'을 판매한다. BIS플랜, BIG 플랜, BOB플랜 등 크게 세 가지 플랜을 운영하고 있어 비교적 선택의 폭이 넓다.

각 상품에 따라 상해 및 질병 치료비의 50~80% 연간 최대 500만원까지 보상해준다. 배상책임도 연간 최고 1000만원 혹은 20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이들 상품은 아직은 가입 문의가 많지 않은 게 사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굳이 애완동물까지 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있나 의문을 갖는 가입자들이 많은 실정이지만 앞으로 애견 문화가 더욱 성숙해지면 애견의 위험 보장과 배상책임에 관한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동물보호법 시행에 따라 애견보험이 활성화되면서 연간 5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동물 병원비 등 관련 비용이 대폭 절감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용, 사료, 호텔비 등 할인되는 '카드서비스'도 눈길

애견 보험이 부담스럽다면 가입 부담이 적은 특화카드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치료비는 물론 사료ㆍ미용 비용까지 할인 혜택이 있고, 전문 수의사 무료 상담 등도 받을 수 있어 유용하다.

지난 10월, 3살 된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김은희(27 )씨는 강아지가 갑자기 밤에 크게 앓아누워 겁이 덜컥 났다. 급성 장염이었던 것.

다행히 카드회사 멥버십 콜센터를 통해 수의사 상담을 받고 응급처치를 해 큰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김씨는 "야간진료 서비스 덕에 응급 치료도 받고 진료비와 약제비 등도 20% 할인받을 수 있어 좋았다"면서 "지속적으로 멤버십을 통해 강아지 의료 진단을 받고 내역을 관리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디어펫(DearPet) 멤버십' 고객이 야간(오후 9시~오전 9시) 응급발생 시에 콜센타(02-579-1095)에 연락하면 전문 수의사 무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멤버십 홈페이지(www.dearpet.co.kr)를 통해서도 의료상담을 받거나 애완동물이 받았던 서비스 내역을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애완동물 관련 각종 서비스 비용도 최대 25%까지 깎아준다. 전국 멤버십 가맹 동물병원에서 개, 고양이의 진료비와 약제비, 수술비 등을 20%, 연간 4만원까지 할인해준다. 사료, 호텔, 미용, 장례 서비스 등도 5~1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연회비는 7만5000원(마이크로칩 미포함 시 5만9000원)이다.

신한카드는 분양, 훈련, 장례 등의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한 러브펫카드'를 내놨다.

제휴 업체인 베토벤 애견훈련학교와 부산 명견 훈련소 등을 이용하거나 애완동물 분양받을 때, 애견 동반 펜션을 이용할 때 각각 10%를 할인해준다. 애완동물 장례업체와 애완동물 전문 인테리어 업체를 이용할 때도 5%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 카드는 사용액의 0.1%를 동물복지사업에 사용한다. 연회비는 5000~1만2000원(초년도 면제)이다.


* 동물보호법이란?

관할 지자체에 동물 소유자의 등록 의무화, 등록 동물에 인식표 부착, 학대 및 유기 금지 등을 주요 골자로 하며, 지난 1월27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등록대상 동물은 가정에서 반려(伴侶)의 목적으로 기르는 개로 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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