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불협화음 금융당국 향해 강한 경고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8.11.27 17:59
- 이명박 대통령, 공직사회 단합과 공직자의 자세 강조
- 불협화음 빚고 있는 금융당국 향한 경고 메시지 담겨
- 재정부, 금융위, 한은 간 갈등과 앙금 생각보다 심각



이명박 대통령이 연일 공직사회를 향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27일 한나라당 지도부와의 조찬회동에서 "공직자들은 나라가 위태로울 때 자신의 목숨까지 던진다는 자세로 일해야 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공직자들의 결연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공자님 말씀에도 나라가 어려움에 빠지면 목숨을 던지는 게 선비의 도리라는 말이 있지 않냐"고 논어(論語)에 나오는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문구를 인용하며 "공직자들이 책임지는 자세로 일해 달라고 여러 번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경제상황점검회의에서도 "공직자들은 내가 책임을 진다는 비상한 각오로 일해 달라"며 "과거 기준에 따른 통상적 대처에서 벗어나 비상한 각오로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부처 간 경계가 없고, 여야의 구별도 없다"며 "모두가 하나가 돼 이 위기를 극복하자"고 당부했다.


공직자의 비상한 자세와 각오를 강조한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단순한 독려 차원을 넘어 정부부처 간 과도한 경쟁과 불협화음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분석이다.

특히 대통령이 직접 거론한 기재부, 금융위, 한국은행 등 금융당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최근 G20 금융정상회의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과 남미를 순방하는 과정에서 기회 있을 때 마다 "세계 실물경제 침체상황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해 1세기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전대미문의 위기라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대책도 전례 없이 획기적이어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 생각인데, 경제대책의 최전선에 나서야 할 금융당국이 부처 이기주의에 빠져 있는 현실을 질타한 것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돼온 금융당국 간 불협화음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정에서 표면화됐다. 당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서로 통화스와프 체결을 주도했다며 치열한 공적다툼을 벌였고, 양 진영의 사령탑인 강만수 장관과 이성태 총재를 향해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관계자는 "재정부와 금융위, 한은의 갈등과 앙금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재정부 등에서는 이성태 한은 총재가 참석할 필요가 있는 자리조차 마련하기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분위기는 실무선까지 번져 금융당국 간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대화와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금처럼 엇박자로 흘러가면 위기극복은커녕 오히려 문제를 키울 판"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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