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가 지속될 수 없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11.27 14:57

안전자산 선호에 달러 급등…막대한 달러 물량에 추세반전 예상

최근 전세계적으로 이상 현상이 하나 감지되고 있다. 달러 자금이 시중에 넘쳐나기 시작하고 있는데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이다.

달러는 엔화를 제외하고 유로존의 유로화, 한국 원화 등 거의 전세계 통화에 대해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달러의 강세는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길이 없다. CNN머니에 따르면 지금껏 미국 정부가 금융위기에 빠진 경제를 살리는데 쏟아 부은 돈만 해도 7조 달러에 달한다.

미국이 이처럼 막대한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순수하게 시장에 풀린 달러 물량으로만 봤을 때 달러가치는 급락이 아니라 폭락을 해야 오히려 맞다. 그러나 달러는 오히려 기록적인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기간입찰대출(TAF)를 통해 1조6000억 달러를 시중 은행에 공급했고, 이중 1조2000억 달러를 돌려받았다. 아직 4000억 달러가 시중에 풀려있다. 그리고 통화 스와프를 통해 미국, 일본, 유럽, 한국 등 13개국 중앙은행에 달러를 무제한 공급키로 했다.

그리고 7000억 달러의 부실자산인수프로그램(TARP) 자금 가운데 2500억 달러를 주요 은행에 투입했고, 나머지 4500억 달러의 자금도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날에는 FRB는 주택·소비자·중소기업 대출 회복에 총 8000억달러를 신규로 투입키로 했다.

미국 정부가 준비중인 2차 경기부양책을 비롯해 앞으로도 미국 정부가 시중에 투입할 달러 물량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달러가 치솟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 우려가 동시에 부각되고 있는 이때 불안감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달러로 대거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엔화가 유일하게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그동안 엔화를 빌려 해외자산에 투자하던 엔캐리트레이드가 청산되면서 엔화 수요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이어 제2의 경제대국인 일본을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경향이 커지면서 엔화 보유를 늘리려 하고 있다.

그러나 달러의 랠리가 이러한 추세대로 계속 지속될 수 있을까? 달러 강세가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다.

미국 경제가 내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나타낸다고 하더라도 달러가 지속적인 강세를 유지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투자자들이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시중에 달러 물량이 넘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 시점 경제가 최악의 국면을 지나 안정되기 시작한다면 이러한 달러 물량은 메가톤급의 충격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이 경우 달러는 약세로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한번 추세가 전환된다면 달러의 평가 절하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강세가 지속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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