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삼수생의 강력한 도전, '베리타스'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08.11.28 14:06

[Car & Life] GM대우, 가격경쟁력이 최대 무기

소형급 이하의 차종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주류로 부상했기 때문일까. GM대우의 대형 신차 `베리타스` 출시 소식이 나름대로 의미 있게 들렸다.

굳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현실을 따지지 않더라도 베리타스는 여러 가지 면에서 GM대우에게 중요한 차다. 자존심이 걸린 문제여서 더 의미가 남다르다.

GM대우는 1989년 대우차 시절 대형차 '임페리얼'을 내놨지만 현대차의 '그랜저'에 참패하며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 이후 국내 대형차 시장은 그랜저와 에쿠스의 독무대가 됐다.

절치부심 기회를 노리던 GM대우는 2006년 '스테이츠맨'을 내놓는다. 호주에서 수입해온 이 차는 사이드 브레이크 레버가 조수석 방향에 있었다. 운전석이 오른쪽인 호주 현지 사정을 감안하면 최소한의 장치조차 조정하지 않고 무성의하게 가져온 차라는 소문이 더해지면서 시장에서 참패했다.

이때의 실패를 거울삼아 새로 들여온 차가 베리타스다. 베리타스는 스테이츠맨을 기본으로 제작됐다. 그래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선입견이었다.

주행에서 베리타스가 보여준 성능은 'GM대우가 도전해 볼만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에 충분할 정도였다.

이 차의 매력은 일단 큼지막한 외관이다. 휠베이스(앞바퀴 축과 뒷바퀴 축 사이 거리)가 쌍용차 체어맨W의 2970mm나 현대차 제네시스(2935mm)보다 긴 3009mm다. 이는 실내공간이 넓어지는 효과로 이어진다. 또 뒷좌석 레그룸과 숄더룸(어깨와 차 실내 측면사이의 공간)이 각각 1098mm와 1500mm로 국내 대형차 중 최고 수준이다.

고급 승용차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후륜구동방식을 택해 가속력과 제동력이 좋다. 후륜구동 차는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자동차의 기본기를 탄탄하게 해주는 데 전륜구동보다 앞선다는 평을 받는다. 생산조건도 까다로워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서 후륜구동 차는 비싸다.


3.6L 엔진에 최대출력은 252마력. 최대토크는 34kg.m(2800rpm)이다. 가속력은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다. 기어를 'D'에 놓고 시속 120km를 전후로 달릴 때까지 무리 없이 대형차답게 힘차게 뻗어나간다.

보통 스포츠모드를 갖고 있는 고성능 차들은 기어를 스포츠모드 즉 'S'로 옮기면 순간 출력이 3500rpm 가량 높아지며 단숨에 시속 200km에 도달한다. 그러나 베리타스는 이 부분에서 반응 속도가 다소 떨어진다. 덩치에 비해 토크가 다소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 외 부분은 흠 잡을 데가 별로 없다. 속도에 따른 역동적인 서스펜션, 안정적인 코너링은 일품이다.

소음 차단에 역점을 둔 제네시스나 에쿠스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조용한 편이었던 스테이츠맨보다 소음이 크다. 세팅의 결과라는 게 GM대우의 설명이다. 달리는 즐거움을 고려했기 때문이란다.

크롬 몰딩 사이드 미러와 LED 턴 시그널 램프는 고급스럽다. 실내는 간결하면서도 세련됐다. 트립 컴퓨터가 차량 계기판 사이에 위치해 있어 연비, 주행 거리, 주행 가능 거리 등 차량의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각종 조작 스위치 등이 센터페시아 가운데에 모여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나 BMW가 운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조작 장치를 최소화 하고 되도록 손 안에서 조작할 수 있도록 한 배려를 떠올리게 한다.

실내 마감 재료 등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덩치에 비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갈음할까 한다. 디럭스(Deluxe), 프리미엄(Premium), 럭셔리(Luxury) 등 총 세 가지 모델이며 가격은 디럭스 4650만원, 프리미엄 5380만원, 럭셔리 578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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