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종부세 이어 대북정책도 '난상토론'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8.11.26 14:38

장내외서 연이어 '쾅'…대북정책 변화 물꼬 틀까

지난주 종합부동산세 개편 방향을 두고 난상토론을 벌였던 한나라당이 최근 대북정책에서도 이견을 보이며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

개성공단 중단 조짐 등 남북관계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현 대북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론'과 어느 정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유연론'은 26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팽팽히 맞섰다. '장외'에선 구체적 방법으로 대북특사 파견을 두고도 이견이 표출됐다.

◇ 대북정책 불협화음 '덜컹덜컹' = 공성진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당 일각에서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이 너무 강공이어서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하는데 더이상 어떻게 바뀌어야 하느냐"며 "현 대북정책은 매우 유연하고 개방적이고 국제공조적"이라는 '원칙론'을 강조했다.

이에 '유연론'을 편 남경필 의원은 "이 대통령의 실용 대북정책은 옳은 방향이고 북한이 개성공단을 벼랑 끝 전술로 활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면서도 "북의 행태를 평가하는 것과 별도로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맞섰다.

남 의원은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는 미국에서 한반도 정책이 1순위 어젠다는 아닐 것"이라며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이 나오기 전에 우리 정부가 선도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 실용적 역할을 펴면서 남북관계 공간을 넓혀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장외서도 '쾅'…대북특사 파견 이견 = 원칙론과 유연론은 구체적인 방법론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대립했다.

남 의원은 이날 회의에 앞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막힌 것을 뚫어주는 데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며 특사 파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특사 후보로 들며 "북한이 개성공단을 갖고 압박전술을 피는 것을 설명해 줄 수 있고 이 대통령의 정확한 뜻을 전달할 수 있는 분이 북한에 할 말을 하고 우리 뜻을 전달하면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인 홍정욱 의원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 정부가 그동안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려는 노력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경색을 풀기 위한 유연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희태 대표 등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는 의원들은 대북특사 파견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 대표는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북한에 손들고 허리 굽혀서 대화하자고 할 순 없다"며 "대북 특사 파견도 당장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날 중진회의에서도 대북특사 등 대북정책에 대한 논의는 더 이상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특사 거절 땐 마땅한 대책 없어' 고민도… = 정치권에선 한나라당 지도부의 이 같은 태도에 대북특사를 제안했다 거절당할 경우 현 상황에 대한 타개책이 마땅찮다는 고민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대화를 중단하며 '길들이기'에 나섰던 북한의 전례를 고려할 때 개성관광 중단 등 강수를 두고 있는 북한이 특사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은 데다 실제로 특사 제안이 거절당할 경우 더욱 북한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는 청와대의 분위기와도 일맥상통한다. 청와대는 지난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때부터 대북특사 파견은 현실적으로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신중론을 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부와 여당의 대북 인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출석,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에 대해 "완전히 폐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인식을 두고 출범 이후 연이어 뒤통수를 맞으며 최근 개성관광 중단 사태까지 불러온 정부·여당의 외교 감각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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