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신흥강자로 급부상한 '롯데건설'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 2008.11.28 10:25

[세계에 우뚝 선 건설코리아<1>롯데건설]플랜트 달고 글로벌도약

↑롯데건설이 자체 개발사업권을 따낸 호주 홀로코스트 주거단지 부지 전경.
'롯데캐슬'이란 브랜드로 국내 아파트시장의 리딩 건설사로 우뚝 선 롯데건설이 해외건설시장에서도 탄탄한 아성을 쌓고 있다.

흔히 '롯데'란 기업을 떠 올리면 일상생활에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소비제품을 연상한다. 해외에서 오일머니를 벌어들이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건설이 해외건설 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은 불과 2년 밖에 안됐다. 국내 랭킹 8위의 롯데건설이 해외건설 시장에서는 '막내'인 셈이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롯데건설의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다. 지난 2006년까지만 해도 이 회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6800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2007년 5억5000만 달러로 급증한데 이어 올해는 10월까지 11억 달러를 수주했다.

여기에 현재 추진 중인 추가 수주까지 감안하면 올 한해에만 총 15억 달러의 해외공사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2년새 해외 수주가 20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이같은 급성장의 원동력은 그룹의 소비제품 글로벌 진출 전략과 맞물려 있다. 분명한 것은 롯데건설의 해외 성과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해외 건설의 핵심역량은 플랜트 분야로 모아져 있다. 올해 요르단에서 연이은 낭보가 그 신호탄이다.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부에 세워지고 있는 뉴아르바트 복합단지. 사진은 지난해 7월 준공된 백화점 전경.
◇ 브릭스(VIRIC'S) 그룹 동반진출로 해외진출 차별화

지난 80년대 초 중동지역에서 '끝물의 쓴맛'을 본 롯데건설이 다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 것은 사실상 지난해다. 국내 주택건설 경기가 침체되는 상황에서 돌파구는 역시 해외 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

하지만 20여년동안 해외건설의 공백이 있었기에 무턱 대고 나설 수는 없었다. 이 때 그룹의 글로벌 전략이 좋은 기회가 됐다. 신흥시장은 경제성장과 함께 백화점, 대형마트, 호텔, 식음료 등의 소비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공급이 따라주지 못했다.

이에 롯데그룹은 글로벌 전략의 타깃으로 신흥시장인 '브릭스'(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를 주력시장으로 삼았으며 롯데건설은 해외 진출의 첨병 역할을 했다.

해외 진출의 첫 신호탄은 롯데쇼핑이 추진하는 러시아의 뉴아르바트 복합건물 프로젝트. 모스크바 중심인 크레믈궁 인근 연면적 14만9000㎡ 규모에 백화점, 오피스, 호텔 등 복합상업시설을 짓는 이 사업은 총 공사비만 3억5000만달러인 매머드급 공사다. 백화점과 오피스 등 1단계 공사는 이미 지난해 7월 완공됐으며 내년 상반기 개장 목표로 2단계 호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 공사가 마무리되면 러시아 심장부에 롯데타운이 형성된다.

이를 계기로 롯데그룹의 해외진출은 더욱 적극적으로 바뀌었고 롯데건설의 동반 진출도 확대됐다. 이 가운데 대표적 사업이 중국 선양 북역 인근 20만㎡ 규모에 쇼핑몰, 호텔, 테마파크, 아파트, 오피스텔 등을 조성하는 복합단지 개발 프로젝트. 롯데가 벌이는 해외사업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이 개발사업을 위해 롯데쇼핑과 롯데건설은 지난 2월 홍콩에 특수목적회사(SPC) 법인을 설립했으며 내년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치현 해외영업본부장은 "중국의 경우 까다로운 입찰규정과 현지 업체의 텃세 때문에 수주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개발과 운영 노하우, 대규모 자본 유치 능력 등을 필요로 하는 복합단지 개발사업의 경우 그룹 특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어 해외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와 내년에는 베트남의 롯데마트 1호점, 인도와 러시아의 제과공장 등이 속속 완공될 예정이다.'브릭스'에서 롯데의 글로벌 전략 초석이 완성되는 것이다.

◇자체사업 확대ㆍ지역 다변화에도 '성공'


롯데건설은 이 같은 경험을 살려 자체 해외사업으로 확대해 나가면서 지역도 다변화했다. 지난 2월 러시아에서 1억 달러를 들여 '한-러 비즈니스 센터를 건설키로 전(全) 고려인연합회와 계약을 체결했다.

러시아 정부가 이주민족에 대한 지원 차원에서 전(全) 고려인연합회에 불하한 부지로 롯데건설이 지하2~지상23층 규모의 상가와 오피스 건물을 짓는다. 롯데건설은 이 사업의 일부를 직접 투자해 완공 후 일정 지분을 갖는 자체 개발 사업권을 획득한 것이다.

롯데건설은 자체 개발사업을 호주로도 확대했다. 지난해 호주 골드코스트 주거단지에 이어 올해 같은지역의 중심부인 사우스 포트에 아파트 개발사업권을 각각 2억7000만달러, 1억4000만달러에 따냈다.

리비아의 트리폴리 예술학교(4000만달러)와 베트남의 호치민 아파트 2064가구를 짓는 개발권을 3억700만달러에 수주했다.

↑요르단 LPG저장탱크 조감도
◇중동ㆍ아프리카 플랜트 신흥강자 노린다

롯데건설은 지난 7월 요르단에서 3억6000만달러 규모의 37만3000㎽급 '알 카트라나 가스 복합화력 발전소 건설 공사'를 따냈다. 롯데건설이 한전컨소시엄(총 수주금액 5억달러)에 참여한 것이긴 하지만 설계와 기자재공급, 시공 등을 일괄수행하는 EPC방식으로 수주한 첫 해외 플랜트사업이다.

2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요르단에서 또 다시 낭보가 날아들었다. 약 4000만 달러 규모의 LPG저장탱크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이다. 롯데건설은 알 카트라나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수주금액보다 작지만 EPC방식으로 단독 입찰해 수주했다는 점에 한껏 고무됐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8위인 대형 건설사이지만 해외 플랜트 분야에서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요르단에서 연이은 수주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조성철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이제 막 외부 경력사원을 뽑아 해외 플랜트사업본부 조직을 꾸린 상황에서 이같은 성과를 낸 것은 직원들의 열정과 전사적인 지원의 결과"라며 "해외 건설부문에서 차지하는 플랜트 비중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올들어 호주,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5곳에 해외 지사와 법인을 세우는 등 해외 사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와 리비아에 법인을 세운 것까지 포함하면 불과 2년새 9곳의 지사와 법인을 설립한 것이다.

이 가운데 롯데가 가장 관심을 두는 곳은 중동과 아프리카지역 등 자원보유 국가들이다. 플랜트 시장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해외 플랜트 담당 나동헌 이사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 자원보유 국가들의 경우 사회간접시설(SOC) 확충과 플랜트 발주, 부동산개발이 활발하기 때문에 지역 거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 인력 확보가 해외 수주의 걸림돌이다. 조 본부장은 "민관 합동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해 부족한 인력난에도 대처해 나가고 있다"며 "플랜트 설계능력이 우수한 엔지니어링업체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해 발전, 화공, 수처리 등 다양한 플랜트 분야에서 수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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