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미래 성장 키워드는 '친환경'"

머니투데이 이진우 기자 | 2008.11.27 15:45

하이브리드카 핵심부품 사업 진출, 친환경 부품 소재 속속 선보여

미국 발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글로벌 실물경기 침체가 지구촌 곳곳을 불황의 늪에 빠뜨리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 어두운 불황의 그림자를 탈피하는 돌파구를 ‘친환경’에서 찾고 있다.

자동차부품의 경량화·신소재 적용을 통한 연비 절감과 함께 오염물질 배출 절감과 매연 저감장치 개발 등 친환경 부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차세대 하이브리드카 핵심부품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친환경'을 축으로 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하이브리드카 핵심부품’ 사업 진출= “2012년까지 하이브리드카 부품 개발에만 총 1000여억원을 투자하고 현재 60여명인 하이브리드카 부품 연구개발 인원도 200여명까지 확충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모듈사업본부장 임채영 부사장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달 하이브리드카 핵심부품의 국산화와 기술 및 품질향상을 위해 현대모비스가 그룹 내에서 이 분야의 핵심부품 사업을 전담하도록 결정한 바 있다.
↑해외모터쇼에 전시된 쏘나타 하이브리드 시스템.

현대모비스는 이에 따라 구동모터와 통합팩키지모듈(IPM)에 대한 양산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구동모터는 기존 일반차량의 엔진 역할을 분담하고, IPM은 전기모터 및 배터리 제어기능은 물론, 배터리 전압을 저전압으로 변환하는 기능을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이 부품들은 하이브리드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술개발 경쟁이 한창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와 연료전지차(FCEV) 등 미래 친환경차에도 함께 적용할 수 있는 공용품이다.

◇오염 잡는 다양한 ‘친환경 소재’ 속속 적용= 현대모비스는 위해물질 유발을 억제하는 제품과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적용한 제품을 속속 선보이며 친환경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부품 소재의 재활용. 현대모비스는 이미 2003년에 국내 최초로 폴리우레탄 탄성제(TPU) 등 재활용이 가능한 부품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 소재는 열로 녹여 재활용할 수 있고, 소각 시에도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배출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특히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아 쾌적한 자동차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 소재를 현대·기아차의 인패널·콘솔박스 등 운전석모듈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와 함께 운전석모듈 부분의 크래시패드 등의 표면처리를 유성에서 수성으로 변경, 냄새로 인한 두통 등의 새 차 증후군을 말끔히 없앴다.
↑재활용이 가능한 TPU 소재를 적용한 베라크루즈 차종의 운전석 모듈

◇부품 무게도 더욱 더 가볍게=자동차 연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바로 무게. 현대모비스는 완성차에 적용되는 각종 부품의 경량화를 통해 연비절감을 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실제로 에어백 커버와 쿠션을 감싸고 있는 장치(마운팅 플레이트)의 소재를 스틸에서 플라스틱으로 변경하면서 중량을 55% 줄였다. 부품 숫자도 종전보다 71%나 줄었다.

서스펜션이라 불리는 현가장치의 구성품인 컨트롤암, 너클 및 캐리어, 모듈브라켓 등의 부품들도 기존에는 안전과 내구성을 위해 모두 철(steel)로 구성되어 있었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동일한 내구성을 구현하는 알루미늄 소재로 전격 교체하면서 무게를 30% 줄였다. 15kg 이상 무게가 줄어드는 효과를 본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소재 교체를 통해 부품의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모듈 설계 단계에서의 개선과 기능 통합화를 통한 경량화도 진행하고 있다. 프런트 엔드 모듈의 경우 기존에 36개 부품으로 이루어졌던 제품을 하나의 모듈로 제작하면서 조립공정 중 6개 과정을 줄였다. 이를 통해 30kg이던 무게를 25kg으로 감소시킬 수 있었다. 운전석모듈의 뼈대를 이루는 스트럭쳐 인패널(IP)도 기능통합일체형 구조로 설계, 부품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중량도 8% 감량시켰다.

◇매연저감장치 개발과 친환경 설비= 현대모비스는 이외에도 매연저감장치(DPF)를 개발해 경유차에 적용, 차량의 매연을 자연적으로 연소시키는 효과를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 장치의 가격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고, 크기도 줄여 쉽게 장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실용성을 대폭 높였다. 이 장치는 자동차 매연에 함유된 미세먼지를 90% 이상, 일산화탄소와 탄화수소를 85% 이상을 연소시켜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친환경 제품을 넘어 생산 공장 현장에도 다양한 환경 친화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차륜 및 차체 공장의 경우에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인 VOC(Volatile Organic Compounds)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 시스템은 800℃ 이상의 고온에서 오염물질을 연소시켜 오염물질을 96% 이상 줄이고 법적인 기준치보다도 90%나 낮은 농도의 가스만을 배출하는 친환경 시스템이다.

도장라인에서는 공정에서 발생하는 응축수를 별도의 탱크에 모아 다시 스팀을 공급하기 위한 보충수로 재활용하는 환경 친화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차륜 및 차체 공장에 구축되어 있는 VOC 방지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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