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메기' 지수선물 쥐락펴락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11.26 07:50

강한 매도로 선물값 떨어뜨린뒤 장막판 되감기..차익실현

25일 오전 9시41분. 개인 코스피200지수선물 600계약 순매수. 이때 코스피200지수선물가격은 134.00. 외국인이 지수선물을 순매수하는 것을 보고 매도세로 전환, 오전 10시45분 3187계약까지 순매도확대. 이때 선물지수는 130.75 밀림. 이후 오전 11시47분까지 2000계약 가량 되사서 차익실현. 개인 되사서 영향으로 지수선물값은 132.40까지 소폭 상승. 차익실현 후 선물지수가 높아지자 다시 순매도로 전환, 오후 1시30분까지 지수선물 4831계약으로 순매도. 이후 오후 1시59분까지 30분도 안되는 시간에 약 1560계약을 되사면서 또 차익실현.

대략 평균 133.0에 지수선물을 팔고 평균 131.5에 2000계약을 되산 것으로 보면 이 베팅으로 차익실현된 이익은 15억원(1.5포인트X50만원X2000계약)이다.

국내 증시에 얼굴없는 '슈퍼메기'가 등장해 지수선물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외국인들에 대항해 지수선물을 발빠르게 매수했다 매도하기를 하루에도 여러번 반복해 큰 차익을 챙기는 '선수'로 보이는데 1~2명 정도로 추정될 뿐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외국인과 일합을 겨루며 빠른 손놀림으로 돈을 버는 것이 예전에 이름을 날린 '압구정동 미꾸라지'를 능가한다는 평가다.

증권업계에서는 '슈퍼메기'가 1명 아니면 2명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인덱스 펀드매니저 출신이란 얘기도 있다. 매매 정황상 실력이 상당한 것으로 증권가 소문이 파다하지만 정확한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선물시장에 '스마트한 큰 손'이 등장해 증시를 요리하면서 상당한 차익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개인이 이같은 높은 변동성을 주도하면서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며 과감한 전략을 쓴 경우가 올해초까지만 해도 없었다"며 "지수선물시장에 정통한 개인이 약세장을 이용해 거액을 챙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슈퍼 메기'는 최근 하루 최대 1만계약까지 선물을 쥐었다 놓았다 한 것으로 보인다. 1만계약이면 통상 1조원의 계약을 한 셈이다. 증거금 15%를 감안하면 적어도 1500억원 이상을 가지지 않고서는 이처럼 '간 큰' 행동을 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슈퍼메기가 하루평균 최소한 2000계약은 거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개인이 코스피200지수선물시장에서 차지하는 일평균비중은 지난 9월 32.8%에서 11월 현재 42.6%로 10%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개인의 지수선물시장 비중 증가에는 투기적 성격이 강한 이들 슈퍼메기의 활발한 움직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파악되고 있다.

기관처럼 대량의 주식을 확보한 뒤 매수차익거래나 매도차익거래를 통한 무위험 차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약세장의 변동성을 이용한 '돈놓고 돈먹기식'의 투기적 방향성 거래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처럼 증시가 미국발 호재로 초반 반등할 것을 예상하고 초반 순매수한 뒤 강한 매도세로 돌아서 지수선물 가격을 떨어뜨리고, 장막판 초반 매도분을 되감아 올리면서 차익을 챙긴다는 것이다.

전날인 24일에도 슈퍼메기의 위력은 발휘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날 개인은 장중 5000계약 이상을 순매도한 뒤 장막판 매도분을 정리하면서 159계약 순매도로 마감했다.

증권업계의 한 연구원은 "증시가 어려운 시기마다 지수선물시장에 '큰 손'이 등장해 거액을 챙겼다"며 "투자심리가 침체돼 있어 당분간 증시는 이같은 '슈퍼메기들'이 휘두르는 칼날에 상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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