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추수감사절 국면전환 기대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11.24 17:15

"백약이 무효" 비관론 재확인… "W자 반전 일말 기대"

코스피지수가 970선으로 밀렸다. 초반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막판까지 저점을 낮춘 것이 충격으로 다가왔는지 시장 분위기는 -3.4%의 지수 낙폭에 비해 훨씬 어두웠다.

미정부가 씨티은행 구제책을 내놓으면서 S&P500과 나스닥 지수 선물이 1% 넘게 상승한 상황에서조차 아시아증시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뉴욕증시를 믿지 못한다는 선언과 같은 셈이다.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채권시장안정펀드에 최대 5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색내기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오히려 시장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지 모른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번 조치가 시중금리 하향안정을 원하는 정책당국이 절실한 의지를 보인 것이고 추가적인 후속조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증시 및 환율 불안감에 젖어있는 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건설사의 대주단 협약 가입이 곧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지만 건설업종 주가가 -7% 급락했다. 미적거렸던 건설사 구조조정을 호재로 보지 않고 부도러시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악재로 받아들였다.
건설업계 부실이 드러나게 되면 알려진 정도보다 심각한 현실이 폭로되면서 은행권은 물론 저축은행까지 타격을 입기 시작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원/달러 환율이 급기야 1500원대 종가를 기록하면서 외환시장 불안감이 제어되지 못할 것이라는 체념도 확산됐다. 최근 상황에서는 환율 상승이 증시 불안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는데 한중일 통화스와프 규모 확대 가능성조차 일말의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이 효력을 다 한 이상 환율제어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다면 원화 약세와 주가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 것과 같다.

씨티그룹에 대한 전격 지원에도 불구하고 미증시가 하락한다면 미국은 사실 더 이상의 카드를 갖지 못하는 셈이 된다. 통상 월요일 아시아증시가 개장하기 전에 조치를 내놓던 미정부가 후장 들어 대책을 발표할 정도로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는데 시장은 이 또한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은행권뿐만 아니라 빅3 자동차 업계의 파산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인데 설사 씨티와 GM을 살린다고 해도 나머지 업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오바마 내각 인선 호재가 지난 주말 미증시 급등을 이끈 재료였다지만 사람이 바뀌는 정도로 글로벌 디플레 함정을 벗어날 수 있겠냐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그치질 않는다.

지난번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에 이어 2차 경기부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중국 상하이증시가 -3.7% 떨어졌다.
구제책, 구조조정, 경기부양책, 발권력 동원 등등 어떠한 정책도 현재의 경기 및 증시 침체 국면을 돌리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려놓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의 주식 매수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뿐 매도관점이 여전하고 주식펀드 환매에 따른 투신권의 매물출회 부담이 높아진 상태에서 연기금도 형식적인 매수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니 수급 상황에도 전혀 기댈 언덕이 없다.

프로그램이 시장 전반을 장악하는 왝더독 현상이 재발하고 주가 반등을 노린 개인의 투기매도 공세가 적중하는 등 베어마켓론자만 반복적인 승리를 맛보고 있다.

하지만 포기하긴 이르다. 코스피지수가 W자 반전을 만들어 나가는 상황일 수 있다. 미증시도 이날 상승세를 이어가면 5일 이평선을 넘어 추세반전의 발판을 다질 기회를 잡을지 모른다.

증시 하락추세가 확고하고 반등시점이 매도기회로 고착화된다면 어떠한 희망도 없다. 하지만 오는 목요일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증시 국면전환의 눈물겨운 노력이 성공한다면 우려와 달리 가슴을 쓸어내리는 연말을 맞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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