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지원책 뉴욕증시 반등 계기될까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11.24 16:00

[마켓플로]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을 앞둔 일요일 밤 마라톤 회의 끝에 씨티그룹 지원 대책이 발표됐다. 미국에서 가장 첨예한 문제가 된 이슈 2제 가운데 하나는 해결된 셈이다.

3060억달러에 달하는 씨티그룹 부실 자산 보증에다 추가로 200억달러를 지원하는 고강도의 대책이다. 재무부는 이미 지난달 금융업계에 대한 긴급 구제금융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씨티그룹에 250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했다.

기대를 모았던 부실뱅크 설립을 통한 부실 자산 처리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씨티그룹의 분리매각 보다는 독자 생존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대책회의는 일요일 임에도 자정 무렵까지 지속돼 이날 상황이 얼마나 긴박했는지를 잘 말해준다. 지난주 씨티그룹의 주가가 60%나 빠지는 등 위기가 고조되면서 정부 지원이 조금이라도 늦어질 경우 자칫하면 베어스턴스나 리먼브러더스와 같이 파국을 맞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월요일 금융시장이 개장하기 이전에 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씨티그룹은 현재 106개국에서 영업을 하고 있고, 2억명의 고객과 2조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리먼브러더스나 베어스턴스와는 규모부터가 다르다. 씨티그룹이 파산할 경우 전세계 금융시장은 괴멸적 타격을 면치 못할 것으로 우려됐다.

결국 누구도 예상치 못한 306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 보증 등 강도 높은 지원책이 나온 것은 씨티그룹 부실화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이는 이날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든 대책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씨티그룹 지원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납세자들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지금 웃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향후 씨티그룹을 살리기 위한 고육책이 나중에 큰 부메랑이 돼 다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씨티그룹에 대한 지원이 가닥을 잡았으니 이제 남은 큰 문제는 자동차 '빅3'다. 특히 GM에 대한 지원책이 가장 큰 관심사다. GM에 대한 지원책이 어느 정도로 나오느냐에 증시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증시에 대해 엇갈리지만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분석도 나왔다. 전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경제관련 평론가인 앤디 케슬러는 '내년 2월까지는 시장을 무시해야 하는 이유'란 제목의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연말을 넘어 내년초까지 주식을 팔아야 하는 큰손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증시가 반등을 꾀한다면 2월 이후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반해 비관론을 고수해 '닥터 둠'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마크 파버는 뉴욕증시가 3개월래 강한 반등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11월에서 3개월래라면 내년 2월로 앤디 케슬러의 분석과 비슷한 시기다. 물론 맥락은 틀리다.

파버는 "자산 시장은 지나칠 정도의 과매도 상태"라면서 "정부가 쏟아부은 어마어마한 유동성이 지금까지 추락한 자산 가격의 강한 랠리를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내년 2월을 반등 시기로 꼽은 분석들이 나옴에 따라 투자자들의 수읽기는 점차 치열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내년 1월 20일 버락 오바마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을 개시일로 2차 경기부양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 역시 2월 반등론에 힘을 싣는다.

이날 발표되는 경기지표는 10월 기존주택매매 500만채로 전달 518만채보다 3.5%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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