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버의 '강한 반등론'에 귀기울여야할 이유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11.24 10:27

[김경환의 투데이]

미국 정부가 씨티그룹 살리기에 본격 착수했다.

씨티그룹의 주가는 지난주에만 60% 폭락하면서 '금융회사 미국'의 붕괴를 예고했다. 씨티그룹은 정부의 구제금융 자금 750억 달러를 수혈하는 데 성공했지만 모기지를 비롯한 부실 자산 규모가 워낙 커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그러나 씨티그룹은 규모가 너무 커 쉽게 죽일 수 없는 '대마불사'의 대명사였다. 외신들은 이날 일제히 '배드뱅크' 설립을 통해 씨티그룹을 살리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 등을 비롯한 부실자산을 배드뱅크로 이동시켜 씨티그룹의 손실을 제한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배드뱅크 규모는 5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같은 방식의 구제안이 이르면 24일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주말동안 회의에 회의를 거쳐 나온 방안이니 만큼 빠르게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씨티그룹과 더불어 가장 큰 관심사는 자동차 '빅3'다. '빅3'는 정부 지원이 없을 경우 독자적인 회생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빅3'가 금융기관과 채권단에 진 빚만 1000억 달러에 달한다. 빅3가 파산할 경우 이러한 부담은 고스란히 금융권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는 연차 부실을 초래해 가뜩이나 경기침체와 금융위기로 고난을 겪고 있는 금융기관에 치명타를 날릴 수 있다. 이 경우 결국 증시 침체는 더욱 지속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자동차업계 파산은 고용시장, 신용카드, 모기지 연체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미국 정부도 '빅3' 살리기에 나설 전망이다. 빅3의 파산으로 감내해야할 충격이 너무가 크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빅3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버핏은 폭스비즈니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빅3 구제금융안은 단순한 지원이 아닌 사업 문제 해결도 포함해야 한다"며 "파산은 자동차 산업에 바람직하지 못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 투자자들도 불안감에 떨며 지분 매각에 나섰다는 소식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사모펀드 투자자들이 손실을 우려해 장외 시장에서 사모펀드 지분 헐값 매각에 나섰다고 전했다. 18개월전까지만해도 장외시장에서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이는 사모펀드 투자 기업들의 가치가 증시 폭락과 경제 위기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야할 의미있는 목소리도 나왔다. 비관론으로 일색하던 '닥터둠'이 긍정의 전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마크 파버는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이 결국 파산하게 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밝혔다.

파버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뉴욕증시가 3개월내 강한 반등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파버는 "정부가 쏟아부은 어마 어마한 자금이 지금까지 추락했던 자산 가격의 강한 랠리를 이끌 것"이라며 "대형 자산 시장은 현재 지나칠 정도의 과매도 상태이기 때문에 달러와 채권에 대한 대량 매도에 이어 앞으로 3개월동안 자산 시장의 강한 반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유동성 공급에 나섰으며 이는 결국 자산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한번 반등이 시작될 경우 사람들의 예상보다 더욱 강한 반등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버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300조달러의 자산이 증발하는 등 심각한 디플레이션 국면을 겪고 있다"면서 "시스템에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된다면 자산 가격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게 될 것을 단언한다"고 밝혔다.

파버의 전망은 씨티그룹의 배드뱅크 설립과 더불어 증시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시장은 낙관과 비관이 서로 맞물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스런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게다가 증시의 여전히 큰 변동성은 최근 들려오는 디플레이션·경기침체 공포와 더불어 투자자들을 공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경제 활동이 그 만큼 침체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1990년대를 헤쳐 나가기 힘들었던 것은 디플레이션에 대한 영향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일본은 제로 금리를 유지해 경기부양에 안간힘을 썼지만 디플레이션을 뚫는데는 10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전세계도 그만큼 위협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아니 이번에는 금융시장 위기까지 겹치며 더 큰 위협에 부딪혔다. 이를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리고 각국 정부들은 이미 경제 살리기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거의 모든 국가들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국제 공조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러한 공감대 형성은 예기치 않게 위기를 빠르게 끝낼 수 있다.

자산시장 과매도 상황에서 이미 각국 정부는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는 조만간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파버가 주장한 "3개월내 자산시장의 큰 반등" 가능성을 눈여겨 봐야할 것이다.

유동성 공급에 따른 과매도 상태의 자산시장에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대마불사'란 입장이 지켜지는 한(나중에 부담이 되더라도) 증시가 파국으로 향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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