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삼성' 서초동에서 24일 새 출발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08.11.24 08:50

글로벌 위기 상황 강력한 리더십 절실

삼성이 태평로 시대를 접고 24일부터 서초동 본사에서 새 출발한다.

삼성그룹 서초동 사옥은 A, B, C 3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규모가 가장 큰 삼성전자 소유 C동(지상44층, 지하8층)에는 삼성전자를 비롯,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정밀유리 등 전자계열사와 함께 사장단협의회 업무지원실 등이 입주했다.

삼성생명이 소유한 A동(지상34층, 지하7층)에는 삼성중공업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에버랜드 삼성사회봉사단 삼성토탈 등이, 삼성물산이 소유한 B동(지상32층, 지하7층)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상사부문 등이 입주했다.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전략기획실이 해체된 이후 삼성사장단협의회의 업무를 도왔던 업무지원실이 지난 21일 오후 6시부터 이사를 시작해 23일까지 남은 짐을 모두 서초동 삼성본관 C동 40층 이상으로 옮겼다.

서초동 본사에 이건희 전 삼성회장의 사무실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직에서 물러났을 뿐만 아니라 삼성 직원의 신분도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평로 삼성본관 옆의 태평로 빌딩에서 근무했던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전 전략기획실 실장, 부회장)은 서초동으로 짐을 옮기고 24일부터 신사옥으로 출근한다. 이 고문의 경우 아직 삼성전자 소속이기 때문이다.

태평로 본사에 여전히 남아있는 일부 직원들이 있지만 이들도 이번 주 중으로 서초동으로 옮기게 된다. 삼성 역사 가운데 32년 동안 삼성의 심장부 역할을 했던 태평로 본관은 내달 1일부터 새 단장에 들어간다. 리모델링이후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들어가게 될 예정이어서 삼성 금융부문의 중심축이 될 전망이다.

삼성사장단협의회 업무지원실 이전까지 마친 뒤 이번 주 수요일(26일)에 서초동에서의 첫 수요 사장단협의회가 열리면 '뉴 삼성'의 본격적인 첫 걸음을 내딛게 된다.

서초동 시대를 맞은 삼성은 커다란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이건희 전 회장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대신할 '대체 리더십'을 어떤 식으로 장착할 것이냐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더욱이 세계 경제는 전대미문의 침체 국면을 맞고 있어 한국 대표기업 삼성이 이를 어떻게 응전하느냐가 한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어느 때보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에 이 전 회장이 자리를 비우게 돼 어떤 식으로 새로운 리더십을 마련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그동안 삼성을 비판해왔던 측에서 조차 56개 계열사를 거느린 삼성의 계열사간 의견을 조율하고 조정할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해왔다.

전략기획실의 역기능을 빼고 순기능은 살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모든 의혹의 시선을 뿌리치기 위해 삼성은 전략기획실을 완전히 해체한 상태다. 사장단협의회가 이 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현재의 비상 상황은 평상시와 다른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전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는 글로벌 금융 및 실물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어떤 형태로든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내달 중순에 있을 이 전 회장의 대법원 상고심 선고공판 이전까지는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서초동 본사로 이전해 새 출발을 하겠지만 현재의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며 "국내 대표기업으로서 위기 극복의 모델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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