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판매보수 인하, 은행·증권주 영향은

임상연 박성희 기자 | 2008.11.23 16:09

수익 감소로 실적 악화 불가피, 단기 충격은 미미할 듯

펀드 판매보수 인하가 현실화되면서 판매사인 은행과 증권사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시 급락으로 펀드의 신규 자금 유입이 정체된 상태에서 펀드 판매보수까지 인하되면 결국 실적 악화로 주가에도 부정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지난 20일 계열사인 KB자산운용의 10개 단독 펀드에 대해 판매보수의 20%, 운용보수의 10%를 각각 내리기로 했으며, 미래에셋도 자사 38개 펀드에 대해 판매보수를 20%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신한은행도 7개 주식형펀드에 대해 동률의 판매보수 인하를 선언했다.

여기에 자산운용협회가 주식형펀드와 혼합형펀드 가입시 최소 4년간 매년 10% 이상 판매보수를 인하하는 표준신탁약관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앞으로 업계 전반에 걸쳐 판매보수 인하 움직임이 잇따를 전망이다.

펀드 보수 인하는 최근 증시 급락에 따른 막대한 손실과 불완전판매 등으로 펀드 시장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그동안 판매사들은 펀드 원금이 반토막 나는 상황에서도 수수료 수익으로 배를 불리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판매사 입장에서는 그러나 펀드 보수 인하로 수수료 수익이 줄어 실적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개 은행의 올들어 3분기까지 펀드 판매수익은 7203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5조4506억원)의 13.2%를 차지한다. 증권사도 올해 2분기까지 전체 수수료 수익 가운데 펀드 판매수익(4553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66%)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현재 판매사들은 단독으로 판매하는 계열 운용사의 펀드 일부에 한해 판매 보수 인하 방침을 밝혔지만 다른 운용사의 단독펀드 전체로 범위를 확대할 경우 수익 감소는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게다가 바뀐 펀드 판매보수 체계를 기존 가입자들에까지 소급 적용할 경우 판매사의 수익이 5~10% 감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펀드보수 인하로 판매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며 "펀드 순자산총액이 급감하고 있는 상태에서 보수까지 인하할 경우 펀드 판매 영업수지는 악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도 "특히 판매보수와 관련해 표준약관이 변경되면서 기존 투자자에게까지 소급 적용해줄 경우 은행과 증권사의 수익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판매보수 인하 대상 펀드가 많지 않고 펀드 유입자금도 미미한 수준이어서 단기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실례로 미래에셋이 펀드 판매보수를 인하한 38개 펀드는 9월말 현재 판매액은 1400억원 가량으로 전체 펀드 판매 잔액 23조3000억원의 1%에도 못 미친다.

하대훈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래에셋의 평균 펀드 가입기간은 240일에 불과해 판매보수 인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인하된 보수가 향후 판매보수 수준을 낮출 가능성은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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