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매각 이슈는 신중히 접근해야"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11.21 15:55
씨티그룹이 계열사 일부를 매각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씨티은행이나 지주회사인 씨티그룹 자체를 매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씨티그룹이 계열사 매각 뿐 아니라 회사 전체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국내 금융계 관계자는 21일 "씨티그룹은 미국에서 가장 큰 금융지주회사이며, 미국을 상징하는 씨티은행을 소유하고 있다"며 "250억달러 혈세를 투입한 미국 정부가 씨티그룹 전체를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혈세 투입과 함께 실질적으로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미정부가 금융시스템의 핵심축인 씨티은행을 매각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재무적 차원의 우호적 투자자에게 지분 일부를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그룹을 매각한다는 사안은 다소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씨티그룹의 1인 최대 주주는 75억달러를 들여 4.9% 지분을 확보한 아부다비투자청이다. 4% 미만의 지분을 보유중인 사우디아리비아의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전날 씨티 지분을 5%까지 늘리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왈리드 왕자는 1990년대초 5억5000만달러를 들여 씨티그룹 지분 5%를 인수했었다.


결국 씨티그룹 자체 매각은 현실적으로 최대주주의 지위에 오를 수 있는 규모의 지분을 다른 금융회사에 파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외국계 금융회사는 배제될 것이다. 이와 관련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가 그나마 가능한 후보로 언급되고 있지만 씨티 규모를 인수할 만한 그릇이 안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때문에 씨티그룹 매각은 파고 들어갈수록 미궁에 빠지는 시나리오로 흐르게 된다.

씨티그룹은 주총을 거쳐 구성된 이사회를 중심으로 경영이 이뤄지며, 경영권을 좌우할 만한 단일 주주는 없는 상태다. 회사 매각은 이사회의 결정이 필수적이다. 이사회 결정으로 CEO 교체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물론 여기에도 미정부의 입김이 많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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