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장 '은행 짝짓기' 발언 속내는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 2008.11.20 15:13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은행간 인수합병(M&A) 문제를 정식으로 거론했다. 취임 직후 '덩치보다는 체력'이 중요하다며 M&A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M&A는 구조조정을 동반할 수밖에 없어 은행들은 전 위원장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시장 투자설명회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전 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은 리스크(위험)를 관리해야 하는 보수적인 금융기관임에도 지난 수년간 지나치게 확장에만 치중했다"며 "새로운 짝짓기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은행에 대한 강한 질책과 함께 M&A를 경고한 셈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 짝짓기는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니지만 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되거나 대출 여력이 부족해지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라며 "외환위기 때도 부실 은행들의 짝짓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은행이 강력한 자구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다른 은행에 인수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읽힌다.


전 위원장은 또 기업 구조조정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예전에 쓰던 낫과 망치를 준비하고 있는데,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낫과 망치는 과거 외환위기 때 운영했던 구조조정기획단이나 채권시장안정을 위한 기금과 펀드 등으로 해석된다.

전 위원장의 발언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수차례 은행들의 소극적인 중소기업 대출을 문제 삼으며 철저한 감독과 정책을 주문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건설사 구조조정이 명확한 원칙과 기준이 없다는 비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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