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동아제약 교환사채 의혹 수사하나?

머니투데이 김만배 기자 | 2008.11.20 14:42

[법으로 본 세상]

지난해 '박카스 부자'의 싸움으로 유명했던 동아제약 경영권 다툼의 여진이 심상치 않다.

분쟁의 한 축이었던 강신호 회장의 차남 강문석 이사가 2007년 10월 경영권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사실상 '부자 싸움'이 종결된 듯 했다.

하지만 당시 상대방을 향해 쏜 화살이, 1년 넘게 지난 지금 주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목표를 향해 계속 날아가고 있다.

마치 조종실의 통제를 벗어난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당초 컴퓨터에 입력된 공격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검찰은 강신호 회장이 2006~2007년 동아제약 경영권 분쟁 당시 회사주식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배임 행위를 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 회장이 2007년 7월 해외 조세회피지역에 설립한 자산유동화회사 DPA와 DPB 두 곳에 자사주 74만8000여주를 매각한 뒤 이 업체를 통해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모종의 배임행위가 있었다는 첩보다.

배임내용은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이 같은 의혹은 지난해 10월 31일 동아제약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강문석 이사가 법원에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제기됐다.

배경은 이렇다.

당시 동아제약 경영권 분쟁은 표면적으론 부자간 싸움으로 세간에 알려졌지만 사태의 본질은 이복형제간 다툼이었다.

2007년 3월 정기주총에서 강신호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강문석 이사의 이복동생인 강정석 부사장이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강문석 이사는 강 회장의 첫째부인 소생이고 강정석 사장은 둘째 부인 자제다.

이사회는 강문석 이사측이 3명, 강정석 사장측은 사외이사 2명을 포함해 4명이 임명됐다.


이렇게 이사회를 장악해 동아제약의 헤게모니를 갖게 된 강정석 사장이 이복형인 강문석 이사에게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지난 7월 초 해외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자사주 7.45%를 매각키로 한 것.

자산유동화회사에 자사주를 매각한 뒤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이 방법은 매우 복잡한 금융공법이지만, 핵심은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팔아서 의결권이 있는 우호지분을 늘리겠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이렇게 되면 양측은 지분율에서 비슷해지지만 이사회를 장악한 강정석 사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국면이 조성된다.

이에 강문석 이사는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을 내면서 이복형제간 싸움이 새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강 이사는 "동아제약 현 경영진이 의결권 확보를 위해 편법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했다"며 법원에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강 이사가 제기한 현 경영진의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당시 법원의 가처분신청 기각 결정으로 주총 표 대결이 무의미해졌다고 판단한 강 이사는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느끼며 아들로서 사죄한다"고 밝혔다. 또 "형제간 화합을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동아제약 사태가 종결되는 듯 했지만 아버지와 아들, 형과 동생이 치열하게 벌인 전투의 여진이 1년 넘은 지금 다시 진행되고 있는 것.

일단 검찰은 "(강신호 회장의 비자금 의혹은)내사단계가 아닌 첩보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