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혹한 외국계 금융사, 감원도 속도전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8.11.20 10:31

리서치 인력 감원 '칼바람'…"이미 절반이상 감원 한곳도"

한국시장에 진출한 외국계증권사들에게 감원 삭풍(朔風)이 몰아치고 있다. 이미 한국 증권사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규모와 속도로 구조조정이 실시되고 있다. 특히 주식관련 리서치 쪽에는 한파가 몰아친 지 오래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전세계적으로 10%감원 방침을 시행하면서 한국계 주식 애널리스트 수도 10명 안팎으로 크게 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고통보'등 강한 구조조정 수단 등을 포함해 한국지점 전체로는 130여명의 인원 중 20여명이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임태섭 전 리서치헤드가 자발적으로 떠난 뒤 리서치 헤드도 뽑지 않았다. 한국시장 관련한 업무는 일찌감치 홍콩과 싱가포르 아시아퍼시픽 총괄 쪽에서 맡고 있다.

모간스탠리증권은 비교적 이른 시점인 연초부터 감원에 돌입한 뒤 전일 홍콩에서부터 한국지점까지 2차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사를 떠난 간부들의 공석도 충원하지 않은 채 내부승진으로 해결했다. 하지만 모간스탠리 측은 감원규모가 절반까지는 미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260명 규모의 JP모간한국지점도 20여명의 애널리스트들 중 3명이 올해 회사를 떠났지만 충원을 하지 않은 상태다.

씨티증권과 UBS증권의 경우에도 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UBS증권은 본사에서 올해 12월까지 2000명을 감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한국지점에서도 구조조정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UBS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구조조정 영향이 가장 작은 편"이라며 "직원들과의 합의 하에 올해부터 경영합리화 과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장에서 떠도는 IB팀 해제나 강제해고는 없다고 말했다.

모간스탠리 관계자는 "연초부터 엄청난 구조조정을 실시한 탓에 미국과 유럽에서도 팀이 통째로 날아가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며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금융사들도 규모를 축소하는 과정으로 올해 중순까지도 많이 진행됐지만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들의 경우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고 있지만, 한국 증권사들은 비교적 평안한 모습이다. 전 정권부터 줄기차게 외치던 '노동시장 유연성'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점이 난세의 버팀목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외국계증권사 사람들도 '살아남는 게 최고'라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국내 증권사에 비해서는 살아남는 과정이 녹록치 않은 게 사실이다.

국내 업계에서는 하나대투증권이 비교적 앞장서 축소의지를 보이면서 희망퇴직 인원을 받고 있는데, 비교적 조건이 좋아 200명 중 130명 정도가 이미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외국계증권사 관계자는 "해외 금융사 쪽의 해고 및 구조조정은 말도 못할 정도로 강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의 경우 문화적 특성이 해고와는 거리가 있고, 금융권에도 노동조합이 있는 점 등이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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