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사각형에 가까운 단순한 헤드램프와 범퍼 아래까지 잠식한 라디에이터 그릴, 특이할 것 없이 밋밋한 바디라인 등 아우디 세단은 이런 단순미의 전형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BMW의 공격적 디자인이나 벤츠 세단의 중후함의 중도라고나 할까.
이런 외관에 디젤의 심장을 단 'A6 2.7 TDI'는 디젤의 경제성과 아우디의 고성능이 조화를 이뤘다.
외관이나 실내 어딜 봐도 보통의 A6 가솔린 모델과 다르지 않다. 계기판 한가운데 차량 정보를 말해주는 붉은색 글자나 튀지 않는 센터페시아 내 각종 장치들, 투박하다 싶을 정도로 단순한 기어레버 등이 아우디 세단의 전형적 스타일이다.
시동을 걸어봤다. 역시 디젤엔진이라 그런지 약간의 소음이 있다. 차 떨림도 느껴진다. 그러나 잠시 후 생각을 고쳤다. 디젤을 의식해 미묘한 차이를 잡아내기 위한 시도의 결과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가속페달을 밟아 주행을 시작했다. 서서히 속도를 높일 수록 가솔린과 전혀 다른 걸 느낄 수가 없었다. 힘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몸으로 느끼는 차이를 거의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아우디에 따르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를 주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3초. V6 형식의 터보 직분사 방식의 TDI 엔진의 힘이 그대로 느껴진다. 한 식구인 아우디와 폭스바겐 TDI는 힘과 연비가 우수한 디젤차로 이미 세계적으로 검증됐다.
기어를 스포츠모드에 놓고 가속페달을 살짝 힘줘 밟으면 시속 100km에서 순식간에 200km에 도달한다. 아쉬운 건 좀 더 욕심을 내 고속주행의 짜릿함을 맛보고 싶어도 최고속도가 225km에 제한돼 있다.
부드럽게 굴러가다 시속 100km를 넘어가면서 느껴지는 서스펜션과 단단해지는 네 바퀴의 접지력, 여기에서 비롯된 안정된 코너링이 운전의 맛을 더해준다.
2698cc 배기량의 차 치곤 연비가 좋다. 리터당 11.8km를 달린다. 디젤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가격은 6590만원. 후륜을 배제하고 전륜 또는 4륜구동 방식만을 지향하는 아우디, 폭스바겐의 구동방식 중에서도 이 모델은 전륜을 택했다. 비용이 많이 드는 4륜이 아니면서도 이 정도 가격인 것은 아우디가 프리미엄 브랜드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