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병원, 의과대학, 바이오벤처 기업 등이 몰려 있는 ‘파리의학지역(Medicen Paris Region)’이다. 맥스 카일루 비트리 연구소장은 “의료와 관련된 이들 병원, 대학들과 긴밀하게 협조하며 신약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비트리 연구소는 이 의료산업지역의 핵심 기관”이라고 말했다.
비트리 연구소는 지난 1908년 사노피-아벤티스의 첫 화학공장이 세워졌던 곳이다. 복잡한 검문절차를 거쳐 연구소에 들어서면 건물을 통해 100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옛날 초등학교 건물을 보는 듯한 빨간 벽돌로 지은 낮은 건물부터, 건물을 외벽 전체를 유리로 만든 최첨단 건물까지 망라돼 있다.
현재 연구중인 신약 후보물질 중 바이오 의약품의 숫자는 전체의 40%에 달한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바이오 의약품 후보물질 숫자는 전체 신약 후보물질의 10% 미만이었다.
비트리 연구소에서는 유전자 연구를 통해 바이오 의약품을 환자들에게 정확하게 사용하는데 필요한 진단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한다. 이를 통해 각기 개인들에게 딱 맞는 치료법을 제공하는 맞춤형 치료분야를 발전시키는 것이 큰 목표다. 바이오 분야에 대한 연구가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바이오 의약품은 개발기간이 화학물 의약품에 비해 짧기 때문에 앞으로 다양한 바이오 의약품을 선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학물 의약품은 후보물질 발견하고 전 임상전까지 4~5년, 실제 시판까지는 총 10~15년이 걸린다. 하지만 항체 의약품을 비롯한 바이오 의약품은 임상전 까지 2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개발중인 바이오 의약품은 단백질, 호르몬, 효소와 같은 복잡한 구조를 지닌 생체물질로 유전자 재조합, 세포배양, 유전정보 해석 등의 핵심기술이 적용된 분야다.
신규 항암제의 경우 주 성분이 화학물질에서 생체물질로 바뀌고 있다. 화학물질을 합성한 기존 항암제는 정상 세포와 암세포를 모두 공격하지만, 현재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개발 중인 표적 항암제는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특징을 갖고 있다.
사노피-아벤티스는 기존의 표적항암제 기술을 더 발전시킨 항체 치료제도 연구중이다. 항체를 이용한 자가면역기능을 통해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바꾸거나, 자체 면역세포가 표적 암 세포를 죽이는 기술이다.
현재 개발중인 바이오 의약품 중 가장 기대가 큰 것도 '트로박스'라는 항체 의약품이다. 트로박스는 고형암 덩어리를 공격하는 항체를 만들어 암을 치료한다. 현재 신장암, 결장직장장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마크 클뤼젤 사노피-아벤티스 선임 부사장은 “항체 등 면역체계에 대한 연구를 통해 현재 예방목적으로 사용되는 백신을 치료용으로도 사용토록 개발하고 있다”며 “현재는 백신이 예방 쪽이 더 많이 사용되지만, 5~10년이 지나면 예방뿐만 아니라 치료 분야에 대한 백신도 많이 개발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단 아직까지 바이오 의약품 연구는 주로 증상이 드물게 나타나는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대중적인 질환의 경우 값이 싸고 복용이 편리한 화학물 의약품이 더 적합할 수 있다. 경제성과 비용 그리고 이익을 고려한 결정이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할 경우 바이오 의약품의 적용범위는 더 넓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노피-아벤티스 관계자는 “의약품은 화학물에서 바이오 의약품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며 “제약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맞춰가야만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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