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전략컨설팅업체 AT커니의 경고다. 일반적인 단기침체기에는 이런 방식이 통하지만, 향후 닥칠 수 있는 장기침체 국면에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순한 생존을 위한 '버티기 게임' 대신 초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등의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AT커니는 조언했다.
장명훈 AT커니 한국파트너는 19일 삼성경제연구소가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최고경영자(CEO) 조찬세미나'에서 '세계경제의 변화방향과 한국기업의 대응전략'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2003년 신용카드 부실 사태 당시에는 우리나라 경제가 'U자' 또는 'V자' 반등을 보였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3∼5년간의 'L자'형 장기침체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경제위기는 우리나라 또는 아시아만의 문제였지만, 지금은 전세계가 동반침체로 빠져드는 만큼 침체기간이 훨씬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장 파트너는 "일반적인 경기침체기에는 고금리를 주더라도 일시적으로 현금을 확보하고 버티는 것이 가능했다"며 "그러나 장기침체 상황에서는 자체 보유하고 있는 현금만으로 생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침체기가 길어질 경우 자칫 고금리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중도에 쓰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침체 때에는 현금확보, 비용절감을 통한 무조건적인 '버티기 전략'을 쓰기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새로운 사업구조로의 재편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그는 밝혔다. 핵심사업 분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되 초저가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침투기회를 모색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또 무작정 비용을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고객중심 마케팅을 강화하고, 인재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편이 낫다고 장 파트너는 지적했다. 실제로 애플의 경우 IT버블 붕괴 후 오히려 고객중심 마케팅을 강화해 선도기업으로 부상했고, 휴렛팩커드(HP)도 침체기 때 인력에 대한 투자를 늘려 경쟁력을 회복했다.
장 파트너는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기존의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나리오 경영이 필요하다"며 "최악의 상황까지 충분히 고려해야 하고, 주간 단위로 외부상황을 점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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