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 오나" D 공포, 수면 위로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8.11.19 16:07

물가 하락에도 소비 감소 계속

장기 경기 침체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는 미 경제에 'D(디플레이션)'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과거 1930년대 대공황과 1990년대 일본의 장기 불황을 유발했다.

◇ 지표는 이미 디플레

미 노동부는 18일(현지시간)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2.8%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74년 PPI 통계가 시작된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직전월인 9월 PPI는 0.4% 떨어졌다.

19일 발표되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60년래 최대 수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CPI가 전월 대비 0.8% 떨어졌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1949년 이후 가장 빠른 하락세다.

건설 경기도 디플레이션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18일 전미 부동산 중개인협회(NAR)는 3분기중 미국내 152개 광역도시(메트로폴리탄) 지역 가운데 120개 지역의 집값이 하락, 전년대비 평균 9% 하락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하는 10월 신규 주택 착공도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며 이 같은 주택시장 불안 분위기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신규 주택 착공건수가 78만건으로, 통계가 시작된 1959년 이후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 물가 하락에도 지갑은 열리지 않고

디플레이션 먹구름은 이미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지난 7월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하던 유가는 최근 50달러대까지 추락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달 이후 17% 급락했다.

그러나 물가 하락에도 불구,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 실업 증가 등 연이은 악재에 상처 입은 소비자들의 지갑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 지난달 도매 물가는 사상 최대인 2.8% 하락했다. 이 기간 소매판매도 2.8%로,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미국 1, 2위 소매업체 월마트와 타겟이 다음주 추수감사절 특수를 기대하며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겨울인 소비 심리가 어느 정도 화답해줄지는 미지수다.

◇ 장기 불황을 예고하는 D의 공포

흔히 물가가 떨어지면 좋은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물가가 빠른 속도로 뛰는 것(인플레이션)만큼 지나친 물가 하락(디플레이션)도 경제에 부정적이다.

디플레이션은 장기간 폭넓게 물가가 하락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과 같은 침체기 수요 감소에 따른 물가 하락은 기업의 실적을 악화시키고 이는 다시 기업의 고용 감와 이로 인한 수요 및 구매력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소비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2에 달한다.

실업률이 25%에 육박하던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과 10년 넘게 '제로 성장'이 이어졌던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디플레로 인한 장기 침체의 대표적 경우다.

디플레이션 우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벤 버냉키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정책 노선에 변화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기록적인 물가 하락에 따라 미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순위가 인플레이션에서 디플레이션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디플레이션 분위기가 거듭 강화될 경우, FRB가 다음달 있을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보다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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