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10월과 다르다, 겁먹지 말자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11.19 11:36

해외발 경기둔화 악재는 90% 반영...외인, 순매도 부담 완화 등

코스피지수가 19일 장중 1000선 재붕괴를 눈 앞에 두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1000.01까지 주저앉으면서 1000선이 재차 위협받았다.

지수선물 시장에서 베이시스 악화로 프로그램 매도가 2450억원까지 육박하면서 코스피를 아찔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프로그램 매도가 완화되고 개인 매수세가 뒤따르면서 코스피지수는 1010선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최근 국내증시는 10월 대혼란 장세와 비슷한 국면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이상에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코스피지수는 19일 오전까지 7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걷고 있다. 지난 11일 이후 7일간 145p 하락하며 전저점인 900p와 단기 반등의 고점인 1200pt의 절반 수준을 밑도는 수준이다.

원 달러 환율은 반대로 달러당 1330원에서 1445원으로 120원 가까이 오르고 있어 부담을 주고 있다. 게다가 은행권과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조선업종도 정부가 구조조정을 이야기하면서 증시에 새로운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 주변에서는 최근 다시 엄습한 변동성 때문에 '공포의 10월'이 재현될 가능성에 우울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명 '10월과는 다르다'.

글로벌 상황이 10월의 급락장과는 다른 흐름을 보이기 때문에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관측이다.

냉정한 시각에서 바라보자.

시장을 둘러싼 악재와 예상되는 실물지표의 부진 지속 등을 감안하면 미국 증시가 직전 저점인 7882.51(10월10일)에서 지지받고 반등할 가능성의 확률보다는 전 저점을 밑돌 확률이 높다. 미국 다우지수에 민감한 코스피도 미국증시가 체력이 약해지면 재반등보다는 1000 재위협 가능성이 높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1000선이 무너진다 하더라도 겁을 먹고 투매에 나설 필요는 없다.

11월 이후 미국 증시의 재하락은 예상보다 부진한 고용, 소비, 생산 등 실물지표의 악화에 영향을 받은 것이 크다. 이는 증시에 90% 이상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파산을 선언한다는 등의 경천동지할 사건이 터지지 않는 한 10월과 같은 연쇄적 충격을 반복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외환시장도 원/달러 환율이 오르기는 하지만 10월과 달리 CDS 스왑의 재급등을 수반하지 않고 있어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달 국가부도 공포를 가져온 CDS스왑 금리는 현재 4.04%이다. 지난달 27일 최고치인 7.0%와는 거리가 멀다. 최근 환율 오름세는 국내금융시장에 대한 위험 재발 불안감이 반영된 내부적 수급요인일 뿐 세계적으로 돈이 돌지 않아 달러 품귀 현상이 벌어졌던 지난 10월과는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매도 규모가 지난달에 비해 적다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최근 7거래일간 연속 순매도를 보이면서 1조1400억원을 팔아치웠지만 지난달 중순 공포가 엄습할 시기와 비교해서는 상대가 안되는 수준을 보인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15일~28일까지 '공포 엄습기'에 9거래일간 2조8131억원을 순매도했다. 하루 평균 3125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인 셈이다. 그러나 이달 들어 최근 연속 순매도 기간에는 하루 평균 1628억원으로 절반 가량으로 줄어들었다.

게다가 순매도 업종이 철강금속과 전기전자 등 실적 악화와 연관된 일부 업종에 국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전방위적인 외국인 매도에서는 한발 물러선 점도 10월과 다른 국면의 예상이 가능하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필요이상의 경계심은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관측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도 "코스피가 1000선이 깨진다 해도 10월과 같은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10월과 같은 금융시장 불안이 증시를 재차 공포에 밀어넣고 있지만, '과도한 우려는 병만 키운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오 팀장은 "건설과 조선업종의 구조조정 가속화 등 외부요인보다 내부요인의 불확실성이 다시 심리를 불안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피의 1000선 지지를 단언할 수는 없지만, 깨진다 해도 과도한 불안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증시는 미국 자동차업계의 연쇄 부도 우려와 글로벌 경기침체, 국내 건설사와 조선업계 구조조정 문제, 은행권의 금리문제 등의 해결이 가시화되지 못하면서 제대로 풀리지 않아 불안감이 찾아온 상태다.

슬슬 해결기미가 보이면서 모멘텀이 주어지면 증시도 체력을 회복할 공산이 크다. 과도한 공포에 떠는 것은 스스로의 영혼을 좀먹는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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